한국일보

보살 2명, 조계종에 50억원 기부

2019-12-03 (화)
크게 작게

▶ 종단 사상 최고액 “인도에 한국 사찰 짓는데 써달라”

깊은 불심으로 37년간을 ‘도반’(道伴)으로 지내는 두 여성 불자가 인도 부다가야에 한국 사찰을 짓는 데 써달라며 대한불교조계종에 현금 50억 원을 기부한다.

단체가 아닌 개인이 종단에 낸 기부금으로는 사상 최고액으로 꼽힌다. 법명이 설매(73)와 연취(67)인 두 보살은 2일 서울 종로구 조계종 총무원에서 50억 원을 기부하는 전달식을 가졌다.

설매 보살은 전달식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잠시 돈을 가지고 사용하다가 빈 몸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라며 “그것을 어디다 남겨둔다기보다 (돈은) 삶에 있어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기부 배경을 밝혔다. 이어 “나름대로 발원을 했는데, 뜻밖에 금년에 조계종에서 (인도 부다가야에) 한국 사찰을 세우겠다는 총무원장 스님의 원력을 듣고서 인연을 지어야겠다고 결정했다”라고 떠올렸다.


설매 보살은 “그래서 한국 불교가 거듭나고, 2600년 전에 부처가 성도(成道) 하신 곳으로 되돌아가는 불심을 내고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 기부를 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연취 보살도 “부처님의 업을 다시 펴는데 (기부금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조심히 바람을 전했다.

두 도반의 기부는 ‘비승비속(非僧非俗)’인 설매 보살이 먼저 1억 원을 준비하며 시작됐다. 연취 보살은 본인 소유 건물을 판 돈으로 나머지 49억 원을 마련했다. 두 보살은 내년 2월 말까지 현금으로 50억 원 기부를 완료하게 된다.

이들은 조계종이 인도 부다가야에 한국 사찰을 지을 때 건립비용으로 자신들이 낸 기부금을 활용해달라고 했다. 이와 함께 현지에 사찰을 건립하면 그 이름을 ‘분황사(芬皇寺)’로 짓고, 사찰 마당에는 경남 합천 영암사 터에 있는 쌍사자 석등과 같은 소박한 석등을 세워줄 것을 조계종 측에 요청했다.

설매 보살은 “(인도에 지을 분황사 마당에) 우리 마음의 등불이 항상 켜져 있기를 원한다”라고 바랐다. [연합]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