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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 인기 여전…업계‘배포 타이밍’줄다리기

2019-11-22 (금) 최희은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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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비 해마다 오르지만 광고 효과 365일 간 지속

달력 인기 여전…업계‘배포 타이밍’줄다리기

한 한인 마트에서 캐시어가 고객에게 새해 달력을 무료로 증정하고 있다.

한인은행·마켓·교회 등
먼저 배포 선점효과 불구
일찍 동나면 고객들 불만
은행들 이미 배포 시작

달력 배포 시점을 놓고 업체와 소비자 사이에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뉴욕 한인 업소 및 업체들이 제작, 배포하는 새해 달력의 공급은 늘었지만 수요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올 한해 은행과 마트 등 뉴욕일원에 진출한 업체들의 수가 늘면서 달력 공급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인 뿐 아니라 타민족 커뮤니티를 겨냥한 별도의 달력들도 포함된 수량으로, 한인들이 선호하는 새해 달력을 구하기는 예년에 비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제일 IC 은행과 롯데플라자마켓 등 타주에서 진출한 한인 은행 및 마트가 가세했을 뿐 아니라 신규 지점이 속속 개점했거나 개점을 앞두면서 관련 업체들은 새해 달력의 주문량을 대폭 늘였다. 실제로 뉴밀레니엄 은행은 플러싱 지점 개점을 앞두고 지난해 보다 20% 더 많은 달력을 올해 주문했다. 달력은 한국판과 중국판으로 나누어 제작됐다.

뉴밀레니엄 은행의 김성주 부행장은 “중국계 고객 증가와 지점 개점을 감안해 올해 처음으로 한국판과 중국판 등 달력을 두 종류로 제작했다”며 “유명 화가의 작품으로 디자인된 한국판 달력과는 달리, 중국판 달력은 붉은색 위주의 한자 ‘복’을 넣은 디자인으로, 공휴일 뿐 아니라 디자인도 각각 다르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국에서 도착한 한국판 달력들은 이미 각 지점으로 배포됐으며 중국판 달력은 아직 뉴욕에 도착하지 않은 상태다.

한미 은행도 한국판 달력과 중국판 달력을 따로 제작했다. 이들 달력들은 일찌감치 맨하탄 지점에서 배포중이다. 다양한 커뮤니티의 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새해 달력이 예년에 비해 공급이 늘었다고 하더라도 배포 대상이 한인 뿐 아니라 타민족 시장으로 확대됐기 때문에, 고객들의 새해 달력 확보 경쟁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것.

사정이 이렇다 보니 특히 경쟁이 치열해진 일부 한인 마트와 은행들은 새해 달력 배포 시점을 놓고 고민 중이다. 달력은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하는 매체 중에 광고 효과가 크다는 게 한인 은행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은행 달력은 책상용 달력과 벽 달력으로 나누는데 책상용 달력이 최근에는 더 인기를 끌고 있다.

한 한인 은행 관계자는 “제작 수량은 동일하지만 비용은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1년 365일 고객 집이나 책상에 놓인다는 것만으로도 광고 효과가 커 달력 제작을 매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이나 사무실에 걸어두면 돈이 들어온다는 ‘속설’ 덕분에 인기가 높은 은행 달력은 그만큼 배포 시기도 중요하다. 타 은행 보다 먼저 배포해 선점 효과를 누리려는 의도에서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경쟁 은행들보다 먼저 배포해야 1년 내내 고객의 책상이나 집안 벽에 자리를 지킬 수 있어 광고효과를 톡톡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한인 마트의 새해 달력 배포 시기는 은행보다 늦은 12월 둘째주 정도가 될 것이라는 게 마켓 관계자들의 말이다. 한 한인 마트 매니저는 “새해 달력 배포와 관련해서 매년 머리가 아프다”며 “배포 시기도 잘 정해야 하지만 달력이 떨어지게 되면 일부 한인 고객들의 ‘갑질’이 반복돼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최희은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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