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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칼럼] 외로운 그대에게!

2019-10-10 (목) 우남수 목사/행복연구원 길라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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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란씨의 책에 이런 말이 나온다. 유럽에서 공부하고 학위를 얻어, 명문대학의 교수가 된 친구가 부지런히 맞선을 본다는 소식을 듣고, 한창 결혼에 회의를 느끼던 중인 나는 우리집에 놀러 온 친구에게 이런 얘기를 했다.

“도대체 너처럼 멋지게 사는 애가 왜 결혼을 하려고 하니?” 친구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너 같은 애는 오랜 시간 혼자 사는 사람의 그 절절한 외로움을 몰라서 그래, 얼마나 끔찍한데, 다시는 그런 외로움을 겪고 싶지 않아” 친구의 표정이 너무 진지해서 난 그냥 말을 접고 말았다. 그러나 친구와 헤어진 후 내 입속에선 미쳐 밷어 내지 못한 말이 맴 돌았다.

“결혼하면 안 외로울 것 같니? 결혼해서 느끼는 외로움은 훨씬 더 끔찍해” (“결혼해도 괜찮아”pp.84-85에서 따옴). 이 얘기는 중년의 미혼녀가 외로움을 느끼는 것 못지 않게 결혼한 또래의 여성도 다른 차원의 외로움을 느낄 수 있음을 시사해 준다.


류시화 시인도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는 얘기를 했다. 잘은 몰라도 가까이 있는 그대 사이에 심리적인 벽이 생긴 것을 시적으로 표현했을 것이다. 우리가 외로운 까닭은 주변에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고, 나와 그들 사이에 벽이 생겼기 때문이란 말은 맞는 것 같다. 그런경우 당사자들은 하나님이 주신 “우리에게 화목하게 하는 직분”을 기억하고 벽을 헐면 문제가 해결 될 것이다. 그러나 외로움은 “홀로 쓸쓸히”라는 사전적 정의 같이 특히 혼자 외롭게 있을때 느끼는 아픈 감정이다. 특별히 배우자나 연인이 사별이나 이별로 갑자기 떨어질 경우 마음속의 텅빈 공허나, 의지할 곳 없어 휘청거리는 가냘픈 마음의 아픈 느낌이다.

그런데 이 ‘외로움’이 특정 사람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점점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어 가고 있다는데 문제가 커진다. 작년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외로움 담당 장관’ 트레이시 크라우치가 체육및 시민 사회장관으로 임명되었다는 것은 그 만큼 영국에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것이다. 외로움의 고통을 겪는 이들이 영국내 900만명에 달하므로 개인적 불행에서 사회적 전염병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외로움의 위험성은 하루에 담대 15개비를 피우는것과 유사하다”고 한다. 영국의 결정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표명한 미국, 호주, 일본 등 선진국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 어쩌면 유럽 등 점점 세계적으로 퍼져 나가는 것 같아 걱정이 더 되는 것이다.

당신은 혹시 지금 갑자가 혼자 되어, 왜 나만 이렇게 고독의 아픔을 견뎌야 되는 기구한 운명의 소유자가 되었는가 한탄하며 심지어 하나님까지 원망하고 않으신 지? 먼저 생각을 넓히고 세상에 나 뿐만이 아니라 수 백만이 넘는 사람들이 나 보다 더 아픈 마음을 부둥켜안고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고 위로를 받으라. 인생은 혼자서 세상에 온 것처럼, 언젠가는 혼자서 세상을 떠나야 되는 것이니, 떠날 예행 연습을 하는 구나 정도로 마음을 가볍게하라. 그리고 삶의 의지를 굳건하게 하라. 헤르만 헤세가 에서 “신은 우리를 여러 방식으로 외롭게 만들어서 결국엔 우리 자신에게로 향하도록 이끈다”는 말을 기억하라.

홀로 있는 고요함 속에서 내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며 내가 몰랐던, 그리고 더 깊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수립하며 주님의 평안을 맛보십시오.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두려워 하지도 말라”(요14:27)

그리고 평안 뒤에 오는 하나님의 위로와 ‘모든 선한일과 말’에 굳건케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우리를 사랑하시고 영원한 위로와 좋은 소망을 은혜로 주신 하나님 우리 아버지께서 너희 마음을 위로하시고 모든 선한 일과 말에 굳건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살후2:16-17)

<우남수 목사/행복연구원 길라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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