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2분기 40억8,180만달러…전분기대비 3.84% 증가
▶ 뉴욕일원 11개 한인은행 중 6개은행 1억달러 넘어
한인은행들의 자본금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40억 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나 아직은 커진 자본금에 비해 대형 대출이나 전문 노하우를 요구하는 기업대출(C&I) 부문에서 자본금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뉴욕 일원에서 영업하는 11개 한인은행들이 감독국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2분기(6월30일 현재) 현재 총 자본금 규모는 40억8,180만 달러에 달한다. 이는 지난 1분기의 39억3,096만6000 달러에 비해 3.84%인 1억5,083만4,000달러가 증가한 수치다.
지난 5월 뉴욕과 뉴저지에 연이어 지점을 연 제일IC 은행의 자본금이 포함되면서 분기별 증가율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제일IC 은행을 제외하고, 10개 한인은행의 자본금 규모를 1분기와 비교하더라도 2분기 한인은행의 자본금은 40억달러를 돌파한 총 40억900만7,000달러를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1.99%인 7,804만1000달러가 증가한 수치다. <도표 참조>
자본금 규모도 11개 한인은행 중 6개 은행이 1억 달러를 넘어섰다.
자산규모 153억달러로 미주 최대 한인은행인 뱅크오브호프의 자본금만 22억6,660만달러로 11개 한인은행 전체 자본금의 과반을 넘는 55.53%를 차지했다. 이어 자산규모 55억달러로 2위인 한미은행의 자본금이 6억7,499만달러, 우리 아메리카 은행이 2억7,722만달러로 세 번째로 많았다.
또 2분기 현재 11개 한인은행들의 전체 자산 대비 자본금 평균 비율도 13.69%로, 양호하다. 전분기의 13.49%에 비해서도 0.20%포인트 상승했다. 은행별로는 8%대에서 16%대까지 기록하며 감독국이 요구하는 최저 적정수준인 6%, 우수 수준인 8%를 넘겼다.
자본금은 은행 자본비율의 핵심 지표이자 은행감독 규정상 대출 건당 상한선 규모와 직결되기 때문에 감독국이 주시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중 하나다. 자본금이 많은 은행, 즉 덩치(자산규모)가 큰 은행이 대형 대출도 더 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감독국 규정에 따라 통상 은행들은 티어 1 자본금과 티어 2를 합친 자본금의 최대 15%까지 무담보 개별 대출을 할 수 있다. 담보 대출의 경우 최대 25%까지 개별 대출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한인은행들이 외형 면에서는 커지고 있지만 전문 인력과 노하우 부족 등으로 외형에 걸 맞는 대형 대출이나 대형 기업대출을 거의 하지 못하는 등 커진 자본금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아직도 SBA 대출과 함께 부동산 담보 대출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을 여전히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체적으로 한인 은행권의 이같은 한계점에 대해 ▲최고경영진의 역량 부족 ▲전문 인력 양성 소홀 ▲이자율 경쟁 약세 ▲문책이나 부실을 우려하는 대출부서의 소극적인 자세 등을 꼽았다. 결국 자본금 규모가 커져 수천만 달러 대출을 할 수 있지만 이같은 대출을 분석할 직원과 전문 노하우가 없을뿐더러 경영진의 의지도 없기 때문에 대형 대출 고객을 주류나 중국계 은행에게 뺏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편 매 분기마다 순익과 증자금 등은 은행의 자본금에 적립되지만 현금 배당 등은 자본금에서 빠진다. 반면 순익이 줄거나 적자로 전환하면 자본금이 줄고 이는 자본비율 하락으로 이어져 증자를 해야 하거나 최악의 경우 감독국으로부터 은행 폐쇄조치까지 받을 수 있다. 은행들이 높은 수준의 자본비율 유지를 중요시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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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은·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