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는 개학을 각 가정에서 자녀와 부모의 신앙심 회복 기회로 활용하길 권장하고 있다[AP]
미 목회자네트웍, 신앙교육 새롭게 다지는 기회로 활용 당부
올 가을학기 성경 수업 개설 의무화 몇몇 지역서 결실
교계“, 미국이 청교도 정신 회복 희망의 불씨” 크게 환영
신나는 여름방학이 끝나고 새로운 학사 일정을 시작한 전국의 각 급 학교마다 새 학기를 맞아 교정에 활기가 가득하다. 지역에 따라서는 이미 이달 중순이나 말에 일찌감치 개학한 곳도 있고 뉴욕처럼 노동절 연휴가 끝난 내달 초에 개학하는 곳까지 일정도 다양하다. 이와 때를 같이 해 교계가 내놓은 개학 맞이 메시지와 더불어 올해 가을학기에 교육계로 확산되고 있는 미국 청교도 신앙 회복의 불씨를 찾아본다.
■‘백-투-스쿨’을 ‘백-투-갓’으로
미국 목회자 네트웍(APN)은 학생들이 학교로 되돌아가는 개학을 의미하는 ‘백-투-스쿨(Back to School)’을 각 가정마다 부모와 자녀가 신앙교육의 틀을 새롭게 다지고 하나님께로 돌아가 신앙심을 되찾는 ‘백-투-갓(Back To God)’의 기회로 활용하라고 당부했다.
문방용품에서부터 새 옷과 신발 등 개학 준비물을 챙기느라 분주하지만 정작 자녀들의 영적인 성장과 신앙생활의 성공을 위한 준비는 많은 사람이 간과하고 있다는 따끔한 지적이 포함된 것이다.
‘백-투-갓’을 위한 첫 번째 준비로는 아침에 눈을 뜰 때 부모와 자녀가 함께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을 꼽았다. 두 번째로는 학교에서도 항상 성경 말씀을 가까이 하도록 도시락 통에 성경 구절을 넣어주거나 문자로 신앙적인 메시지를 자녀에게 전달해주는 것이고 마지막 세 번째는 하루를 보람되고 안전하게 보호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성경을 읽고 기도로 마무리하는 것이다.
하루 종일 바쁘게 돌아가는 학업 일정만 걱정하기보다는 자녀가 삶의 초점을 신앙적 가르침과 습관에 맞춰 살도록 부모의 지도가 필요하다며 기도와 말씀이 시멘트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휴대폰을 끄고 부모와 자녀가 함께 식사하면서 자녀의 하루 일과를 공유하고 대화를 통해 부모가 자녀를 좀 더 깊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를 토대로 자녀들에게 용기를 북돋우고 학습동기를 유발시키는 동시에 하나님을 중심에 둔 생활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하면서 성경적 세계관을 갖고 성장하게 도와야 한다는 메시지다.
무엇보다 자녀들의 영적 성장과 성공을 위해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삶을 살게 해야 하며 그러려면 부모가 먼저 말과 행동에서 자녀에게 신앙의 본보기가 되라고 강조했다.
■교육현장이 ‘백-투-바이블’로
미국 곳곳에서 최근 추진됐던 성경 수업 개설 의무화 법안(Bible Literacy Act)이<본보 2월8일자 A14면>이 올 가을학기를 맞아 몇몇 지역에서 결실을 맺고 있다. 말 그대로 미국의 교육현장은 ‘백-투-스쿨’ 개학을 맞아 ‘백-투-바이블(Back To Bible)’을 현실화 해나가는 중이다.
2년 전 유사 법안을 제정한 켄터키, 텍사스, 오클라호마에 이어 이번 가을학기에는 미주리와 앨라배마가 이 같은 흐름에 합류해 모든 공립학교에서 성경 수업을 선택과목으로 개설하도록 했다.
학교나 학군에 따라서는 영어나 사회, 역사과목 등으로 다양하게 분류했지만 분명한 것은 종교 수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 수업 개설을 통해 미국이 청교도 정신을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불씨가 커지면서 교계는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미주리와 앨라배마는 올해가 시행 첫 해이고 필수과목이 아닌 선택과목이어서 등록정원을 채울 수 있을지 부터 걱정하는 가운데 앨라배마의 한 학군은 인근 대학과 연결해 대학 학점을 사전 이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나름 노력 중이다.
성경 수업이 선택과목이자 초교파적이며 전도 목적이 아니라는 점이 강조되지만 정교 분리의 원칙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공립학교에서 특정 종교를 옹호하는 것이란 비판도 여전하다.
성경 수업이 최고의 역사 교육이자 올바른 도덕적 가치관 정립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옹호론자들의 주장에 맞서 반대론자들은 성경을 가르치는 ‘티칭(Teaching)'이 자칫 전도용 설교처럼 ’프리칭(Preaching)‘이 될 수 있다며 교과과정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을 재차 요구하고 있다.
■개학 전후 곳곳서 ‘정교’ 충돌
가을학기 개학을 앞두고 앨라배마의 한 공립 고등학교가 학교 체육관에서 개학 예배를 드린다며 페이스북에 홍보물을 올린 후 반기독교 및 인권 운동단체이며 무신론자 운동단체인 ‘종교로부터 자유재단(Freedom From Religion Foundation)’은 정교 분리 원칙 위반이라며 비판했다.
그런가하면 인근의 또 다른 지역에서는 한 고등학교 축구장에서 축구 선수 18명이 단체로 세례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학교 시설을 사용한 종교 의식을 두고 뜨거운 논란이 일었다.
테네시에서는 이달 초 개학을 앞두고 ‘바이블 인 더 스쿨스(Bible In the Schools)’ 단체가 성경 수업 개설 기금으로 150만 달러를 기부해 주목 받았다. 납세자들의 세금 부담 없이 학생들이 성경 수업을 선택과목으로 교육 받도록 최대한 논란을 피하기 위한 시도였다.
공립학교 성경 교육에 대한 국민의견을 수렴한 PDK의 최근 설문조사에서는 미국인의 58%가 성경수업 선택과목 개설에 찬성하며 6%는 필수과목 개설을 요구한다고 답했다. 비교종교 수업 개설에 대해서는 77%의 성인이 찬성했고 교사들의 지지율은 무려 87%로 높아 교계는 또 다른 희망의 불씨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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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