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의 개인 배상청구권 청구권협정으로 소멸 안돼 한국 겨냥 규제 철회”성명
일본 개신교 및 가톨릭이 잇따라 성명을 내고 일본 정부의 반성을 촉구했다. [연합]
일본 기독교계가 잇따라 최근 한일 갈등 상황의 근본적 원인을 지적하면서 일본 정부의 반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일본그리스도교협의회, 일본기독교단, 재일대한기독교회 등 일본 내 주요 기독교 단체가 참여한 전국기독교연락협의회는 광복절인 지난 15일 공동성명을 통해 자국 정부에 한국을 겨냥한 수출 규제조치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일본 가톨릭 ‘정의와 평화협의회' 회장인 가쓰야 다이치 주교는 지난 14일 “한일 양국 정부가 함께 지혜를 짜내 ‘이항대립(二項對立)'의 악순환을 벗어나 망가진 관계를 복원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촉구했다.
일본 기독교 단체들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통해 전해온 성명에서 “일본 정부가 반도체 부품에 대해 수출규제를 한 것에 이어 한국을 수출우대국 리스트에서 제외한 조치는 자유무역의 원칙에 반할 뿐 아니라 한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적대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전후 배상의 본래 의미를 무시하고 한일청구권 협정과 국제법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결여된 잘못된 인식 속에서 행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일제강점기 당시 한국인 징용 문제를 두고 “강제노동이자 중대한 인권침해”라고 규정하며 “피해자가 납득할 수 있는 해결이 필요하다. 전후 보상이란 일본 식민지 지배와 침략전쟁 과정에서 인간의 존엄을 빼앗은 인권 문제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인의 개인 배상청구권은 한일청구권협정에 의해 소멸하지 않았다고 확인하며 “일본 제철과 미쓰비시 중공업은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이고, 동시에 인권침해의 사실과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국제법에 근거해 진실을 그대로 인정하고, 피해 여성들의 명예와 존엄의 회복, 마음의 상처 치유를 위해 첫발을 내디뎌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웃 나라인 일본과 한국의 미래지향의 관계란 과거의 역사를 직면하고 기억하면서 서로를 존중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며 “우리는 일본의 교회, 기독교인으로서 역사책임을 바로 보고 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일본 전국기독교연락협의회는 1987년 ‘재일 외국인 지문날인제도' 폐지를 위해 조직된 전국 규모의 단체로 일본 내 이주민 인권 향상 활동을 벌여왔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외기협 외에 일본 내 27개 기독교 단체가 참여했다고 NCCK는 덧붙였다.
한편 일본 가톨릭의 가쓰야 주교는 한일정부 관계 화해를 향한 담화를 내고 “현재 일본과 한국 간 긴장이 심층적으로는 일본의 조선반도에 대한 식민지 지배와 그 청산 과정에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에 원인이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문제의 핵심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을 근거로 식민지지배 역사에 대한 가해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 정부의 자세와 이에 분노하는 피해국, 한국인들 마음 사이에 벌어진 틈에 있다”고 분석했다.
가쓰야 주교는 “양국 관계의 중심에 박혀있는 가시인 식민지 지배의 책임에 관한 애초 합의가 기본조약과 청구권 협정에 들어있지 않은 것, 이것이 한일관계 교착의 근원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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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종교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