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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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신부 사칭 스캠사기 기승

2019-07-25 (목)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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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교회 교인이 병에 걸렸으니 도와주세요”

▶ 가톨릭 브루클린 교구, 신도들에 주의당부

성직자 이메일 주소 교묘하게 속여

“우리 형제가 암에 걸렸습니다. 헌금해주세요.”
성직자를 사칭한 스캠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직장 상사와 여행사 사칭 사기 이메일에 이어 이제 사기범들이 목사와 신부 등을 사칭, 이메일과 텍스트 메시지 등으로 교인들의 돈 뜯기에 나서고 있는 것.


최근 가톨릭 브루클린 교구는 성직자를 가장한 사기범들에 의해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성직자들과 신도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브루클린의 성당에 다니는 한 신도는 신부를 가장한 사기꾼의 텍스트를 늦은 밤 받고 당황했다. 텍스트는 “오랜 친구가 암으로 고통을 받고 있으니 200달러의 기프트 카드를 보내주면 고맙겠다”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3000달러에 이르는 금액을 보내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연이어 보고되고 있다는 것. 플러싱의 한 한인 교인은 “얼마전에 교회 목사니 돈을 보내라며 내용을 받은 적이 있다”며 “내가 다니는 교회를 어떻게 알고 보낸 건지 모르겠지만, 이메일 주소가 언뜻 목사님 이름이라 깜빡 속아 넘어갈 뻔 했다“고 말했다.

사기범들은 성직자의 이름을 활용한 이메일 주소를 교묘하게 활용, 피해자 물색에 나서고 있다. 성직자의 이름에 알파벳 하나를 더하거나 빼는 방식으로 이메일을 받는 이로 하여금 혼란을 주고 있는 것. 도메인 주소는 대부분 교회 공식 주소인 org로 끝나지 않으며 gmail, hotmail 등의 일반 도메인이 사용된다.

또한 구글 플레이 기프트 카드 등을 구입, 카드 번호를 이메일이나 텍스트로 보내줄 것을 요청한다. 하지만 이를 그대로 믿고 번호를 보냈다가는 영영 돈을 찾는 것은 어렵게 된다.

이들 사기 수법이 더욱 교묘한 이유는 교인들의 동정심을 자극하고 성직자에 대한 교인들의 신뢰를 악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교회 교인이 병에 걸렸다는 내용을 내세워 성직자가 기프트 카드를 요청하기 때문에 이성적 판단에 앞서 이미 사기에 걸려드는 피해자들이 속속 늘고 있다는 것.

실제로 퀸즈와 브루클린, 뉴저지 뉴왁 교구 등은 교구 내 성당들에 일제히 사기 수법을 알리고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페이스북 등 SNS에 지나친 정보를 노출시키는 것이 사기꾼들의 타겟이 될 수 있다. 또한 내용이 진짜인 것처럼 보이더라도 이메일 주소를 제대로 확인해야 하며, 이메일에 연결된 링크를 클릭하거나 첨부된 파일을 열면 안된다. 텍스트 메시지를 받았다면 다른 교인들 또는 성직자와의 소통을 통해 사실 여부를 다시 확인해야 피해를 막을수 있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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