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자씨선교회, 보수와 진보 통일 연대를 위한 대화 모임
▶ 피터 손 대표“통일에 앞서 남남사회 갈등해결이 선결과제”
겨자씨선교회 주최의 통일 연대를 위한 대화 모임에서 피터 손 대표(맨오른쪽)가 복음통일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용배 목사, 배태일 박사, 권혁인 목사
한반도 복음통일과 평화통일을 화두로 한 보수와 진보의 통일 연대를 위한 기독교인 대화 모임이 열렸다.
평화통일을 추구하는 겨자씨선교회(회장 이성호 박사, 이사장 김홍기 박사) 주최의 기독교인 대화모임은 14일 캠벨 미연합감리교회(담임 김옥연 목사)에서 보수와 진보 양측 입장의 발제와 논찬 등 시종 긴장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첫번째 보수의 입장에서 발제에 나선 피터 손 대표(누구나선교회)는 “남북통일은 중요하나 시급하지는 않다”면서 “오히려 현재로선 남남 갈등의 해결이 가장 중요한 선결과제”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한국내 갈등이 첨예하고 통일에 대한 생각이 천차만별인 상황에서 통일은 더 극심한 혼란을 불러올 것이 예상되기에 맹목적 감성적 통일을 부르짖는 것은 옳지 않으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또 손 대표는 “북한만큼 겉과 속이 완전히 다른 나라는 이 세상에 없다”면서 통일은 남북한의 현실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일성 수령 체제와 복음주의가 화해, 통일을 이루고자 하는 운동은 위험하며 비성경적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리고 북핵문제는 태영호 전 북한 공사의 ‘북한이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북한 비핵화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북한 제재 로 고립보다 대화로 변화시켜야
김우정씨(겨자씨선교회 총무) 사회로 가진 행사에서 배태일 박사(전 스탠포드대학교 천문학자) 가 피터 손의 발표에 대해 논찬을 했다. 배태일 박사는 북한 정권이 악독하고 겉과 속이 다르다는 점에는 동의하나 북한이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에는 의견이 다르다면서 북한은 지금까지 변해왔고 앞으로도 변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배태일 박사는 북한이 1970년 무장공비 침투, 1980년대 아웅산 테러 등을 감행했지만 지금은 그런 일을 하지 않는 점을 변화의 예로 제시했다.
또 배태일 박사는 북한의 장마당에 의한 자본주의적 상거래와 인터넷, 휴대전화 보급도 변화된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미국의 쿠바 봉쇄를 예로 제시하면서 제재 강화로 북한을 고립시키는 것보다는 대화와 교류로 북한을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이데올로기 중심서 평화로 화두 바꿔야
이어 진보적 입장의 통일 담론 발표에 나선 권혁인 목사(오클랜드 열린교회 담임. UMC 평화위원회 총무)는 “기존의 좌우진영 논리만으로 통일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지양하고 통일 논의도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혁인 목사는 “이데올로기 중심에서 평화라는 테마로 화두를 전이시켜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일운동은 한반도의 낡은 이데올로기 분단체제의 모순에 대한 변화의지라고 본다면서 변화 주체는 시민 중심의 민주적이고 사회정의가 실현될 수 있는 형태라고 말했다. 권 목사는 미주지역 통일운동은 이민사회와 이민교회를 구심점으로 세계교회와 유대를 통해 지속적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결론지었다.
미주한인교회 통일에 선구자적 역할해야
이어 논찬에 나선 김용배 목사(실로암교회 담임, 미주성결교회 총회장)는 “통일을 위한 대화와 연대 필요성에 공감하여 모임에 참석했다”면서 미주 통일운동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용배 목사는 ‘사회운동으로서의 통일운동’을 시작으로 미주 통일운동의 특성, 미주 통일운동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김용배 목사는 “보수와 진보, 우리 기독교인끼리도 대화와 연대를 못한다면 북한과 무슨 대화를 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교단과 교파, 진보나 보수가 주안에서 한 형제로 통일을 위한 대화와 연대를 촉구했다.
리버모어의 진월 스님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대화 모임의 2부 순서에서는 김홍기 박사(전 감신대 총장.역사신학)의 ‘미주 한인교회의 독립운동 회고 및 통일운동 전망’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김홍기 박사는 미주지역 교회 운동과 민족운동과의 관계 유형을 시작으로 사진 신부가 여성단체를 조직하여 독립운동에 크게 기여했다고 발표했다. 김 박사는 이어 1903년 창립된 하와이 그리스도 한인교회중심의 독립운동를 시작으로 상항과 오클랜드, 뉴욕 한인교회, 시카고 제일 한인감리교회의 민족 독립운동을 소개했다. 그는 오늘의 미주 한인교회는 목사와 교인을 주축으로 한 샌프란시스코 국민회가 임시정부 역할까지 감당한 역사적 사실을 잊어서는 안되며 지금은 한반도 통일에 선구자적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홍기 박사의 발제에 이어 송계영 목사(상항 한국인연합감리교회 담임)와 정현섭 목사(오클랜드 한인연합감리교회)의 개교회 독립활동 소개 등 논찬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겨자씨선교회 회장인 이성호 목사는 “입장이 다르면 생각이 다를 수 있다”면서 많은 참석과 높은 관심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겨자씨선교회는 오는 가을에 개최할 선교회 기금 마련 콘서트에 많은 참여와 후원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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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