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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박해국가’ 이집트에 합법교회 1,000곳 넘어

2019-07-12 (금)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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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00여 불법교회 불만 폭주하자

▶ 정부 최근 127개교회 무더기 설립허가

기독교를 박해하는 대표적인 이슬람권 국가인 이집트에서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교회가 마침내 1,000곳을 넘어섰다.

이집트 정부가 최근 127개의 교회 설립 허가를 무더기로 승인해주면서 합법적인 교회가 총 1,021개로 늘어난 것이다.

이집트에는 약 3,000여개의 불법 교회가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의 까다로운 통제 때문에 교회 설립 허가를 받기 쉽지 않은 환경 탓에 수천 개의 교회가 허가 없이 불법으로 들어서고 정부의 단속을 피해가며 발각될 두려움을 마주한 채 운영돼 왔다. 2016년에는 기존에 설립돼 운영 중인 모든 교회에 한해 합법화하는 내용의 법안까지 마련했지만 정부의 의도적인 지연 정책에 따라 승인 과정은 여전히 쉽지 않았고 업무 적체가 심화돼왔다.


그간 쌓여온 불만이 폭주하자 이번에 127곳의 허가 승인을 무더기 처리하면서 이제야 제대로 된 법안 시행의 첫 걸음을 떼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교회 설립 허가에도 불구하고 이집트에 거주하는 기독교인들의 고된 삶은 여전할 전망이다. 기독교인을 향한 이슬람 폭도들의 무분별한 폭력과 차별, 박해를 매일 마주하며 두려움 속에 살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집트는 오랜 기간 기독교인들을 이등 국민으로 취급해왔다.

종교 박해를 감시하는 국제기독교선교단체 ‘오픈 도어스 USA’ 평가에서도 이집트는 기독교인이 살기 어려운 국가 순위 16위에 올라있다. 정부의 불공정한 대우와 이슬람 문화권의 차별 등으로 기독교인들은 늘 위험에 노출돼 있기 때문으로 평가됐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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