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개막하는 민화전 참석차 LA를 찾은 파인 송규태(가운데) 화백이 한국민화협회 박진명 회장, 성기순 자문위원.
한국 민화의 대가 송규태(86) 화백이 오랜 만에 LA를 찾았다.
한국민화협회(회장 박진명)이 2017년 은관문화훈장 수훈을 기념해 초대전을 기획, 주최했고 ‘한국인의 얼과 멋’이란 제목으로 과거 수차례 민화전을 주최했던 LA한국문화원(원장 박위진)이 송규태 화백을 초청했다.
“그림을 그리는 일이 좋다”는 송 화백은 은관문화훈장 수훈의 의미를 묻는데도 그저 덤덤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반 세기 그의 탁월한 솜씨로 국보급 문화재들이 새 생명을 얻었다. 국보로 지정된 ‘동궐도’ 복원은 물론이고 13년 전 LA에서 전시됐던 대작 ‘서궐도’ 복원은 송 화백이 아니었다면 상상 속에 남을 작품이었다.
송 화백은 “민화라는 것이 규정 짓기가 힘들다. 궁중장식화, 고분벽화 모두 무명인들이 그린 민화”라며 “1970년 대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민화’가 정의되었지만 더 오래전부터 민중 속에서 태어나고 이어져 온 민화는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견의 ‘몽유도원도’, 고구려 무용총 고분벽화 등이 모두 송 화백의 손에서 복원됐다. 1973년부터 호암미술관 소장품 고서화 보수를 했고 국립중앙박물관, 한국민속박물관 등에 그가 복원한 고서화, 고분벽화 등 민화 1만여 점이 전시돼 있다.
송 화백은 “5년 전까지는 LA에서 짧게는 한달, 길게는 석 달 머물며 민화강의를 했는데 오랜 만에 왔으니 우리 제자들의 그림솜씨나 봐야지”라며 미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민화 작가들을 긴장시켰다.
한국에서나 미국에서나 송 화백에게 민화를 배운 수 많은 사람들이 또다시 후학들에게 민화를 가르치고 있다. 일흔을 훌쩍 넘긴 미주한국민화협회 수본민화연구원 성기순 회장도 송 화백이 큰 기침 한번 하면 작품을 다시 그려야 한다.
한국민화협회 박진명 회장은 “송규태 화백의 은관문화훈장 수훈은 대단히 뜻 깊은 일이다. 평생을 민화작가로 살아온 1세대 원로작가로서 공로를 인정받은 것뿐만 아니라 우리 그림 ‘민화’의 위상도 더욱 높인 일이기에 그를 화단의 큰 스승으로 받드는 후배들이 기념전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한국민화협회 LA지부(지부장 최용순)가 전시 진행을 준비한 파인 송규태 선생의 민화 역사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초대전 ‘민화: 아름다운 우리 그림’전은 오는 12일부터 25일까지 문화원 2층 아트갤러리에서 열린다. 개막식은 12일 오후 7시이며 이에 앞서 한국민화협회 박진명 회장의 민화 부채 시연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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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