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칼럼] 스칸달론과 목회자의 책임
2019-07-11 (목)
박상근 목사/새크라멘토 한인장로교회 담임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이라는 탁월한 신앙서적으로 전 세계의 크리스천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었던 고든 맥도날드 목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성공한 목회자였다. 그랬던 그가 성적 스캔들로 사임해야 했을 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자기계발 전문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지그 지글러는 “우리의 인생에 있어서 진정한 실패는 도덕적 실패”라고 말했다. 정말 도덕적 실패는 완전한 파멸을 가져오고 만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누구를 탓하고 환경을 탓하기 전에 목회자는 스칸달론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지게 된다. 그 책임감의 무게를 늘 느끼기 위해 평소의 생각과 말과 행동에서 정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목회자는 늘 남들에게 설교를 하는 입장에 있다 보니까 자칫하면 자신은 모든 법에서도 예외이고 어떤 인생의 실패도 자신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심각한 착시 현상에 빠지기 쉽다.
그런 착각의 늪에서 스스로를 지키고 올바른 판단과 선택을 해야 하는 것도 목회자의 책임이다. 특히 평소의 행동에서 남들에게 허점을 보이지 않도록 정말 주의해야 한다. 지역의 어떤 목사는 자기 교회 여성도들과 함께 찜질방에 가는 것을 자랑스럽게 얘기하였다. 목사가 여성도들과 함께 찜질방에 앉아서 노닥거리는 것이 성도의 아름다운 교제로 보이는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 아닌가? 그는 결국 인격적으로 여러 가지 취약한 문제를 일으키고 교회를 떠났고 그 교회는 폐쇄되었다.
늘 성적인 농담을 일삼던 목사가 있었다. 심지어 지역의 운동회 때 다른 교회 여성도들이 모인 곳에 찾아가서도 음담패설을 늘어놓았다. 그 얘기를 들은 성도들이 자기 교회 목사에게 하소연을 하였다. 그 목사는 결국 정말 사소한 문제였는데 결국 억울한 성적인 스캔들로 교회를 떠나야 했다. 스칸달론의 파장을 생각하면 목회자의 책임은 너무나 크다고 하겠다.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하는가? 다른 어떤 방법보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위치를 늘 파악하고 점검하는 자정 능력을 가져야 한다. 평소의 생각과 묵상이 하나님께 열납되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애굽에 노예로 팔려간 요셉은 준수하고 아담했던 용모 탓에 자신의 주인인 시위대장 보디발의 아내에 눈에 띄었다.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노예가 된 청년이 얼마나 외로웠을까? 게다가 상대는 집안의 대소사를 결정하는 안주인이다. 그녀에게 잘 보이면 앞으로 편안한 노예생활이 보장되겠지만 잘못 보이면 더욱 힘든 노예 생활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 상황에서 보디발의 아내가 요셉과 동침하려고 먼저 유혹을 하였으니 빠져나가기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요셉이 그 위험한 스칸달론의 유혹을 이겨낸 것은 두 가지 때문이었다. 하나님 앞에서의 자기 점검에 실패하지 않았다는 점이 첫째다. 또 하나는 그 자리에서 도망을 간 것이다. 그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던 요셉의 자유이지만 그 선택의 책임은 오롯이 요셉의 것이다. 유혹 앞에 자신을 테스트 하지 말라.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스칸달론의 먹이가 되었던 목회자들에게서 발견한 것은 바로 평소에 마음으로 이미 수없이 간음죄를 범해왔다는 것이었다. 생각이 스칸달론의 덫에 걸리게 되면 실제 상황이 주어졌을 때, 마음에 그려왔던 대로 행동할 위험성이 다분하다. 예수님께서 마음에 음욕을 품으면 이미 간음한 것이라고 한 것은 그 위험성 때문이다. 그러므로 스칸달론을 대하는 목회자의 자세는 어떤 변명이나 자기 합리화 이전에 무거운 책임감으로 옷 입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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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근 목사/새크라멘토 한인장로교회 담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