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가정의학과 전문의
오늘날 교통, 통신과 스마트기기 발달로 인해 과거보다 편안한 라이프스타일을 누리는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 사람들이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웰니스산업에 소비하고 있지만 미국 내 비만인구는 그 어느 때보다 많다.
비만은 21세기에 서구형 식습관으로 인해 급증해 온 예방가능한 질병으로, 비만과 함께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등을 통틀어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이라 칭한다. 특히 복부비만과 관련해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뇌혈관질환 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들 질병은 생활습관의 변화에 따른 질병이다.
구체적으로 대사증후군은 뇌심혈관질환 및 당뇨병의 위험을 높이는 체지방 증가, 혈압 상승, 혈당 상승, 혈중 지질 이상 등의 이상 상태들을 말한다. 대사증후군이 있는 경우에는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두 배 이상 높이며, 당뇨병의 발병을 10배 이상 증가시킨다. 그리고 대사증후군이 있는 환자는 40%의 확률로 지방간이 더 잘 생길 수 있다. 비알콜성 지방간 환자의 10%는 비알콜성 지방간염으로 발전하게 된다. 지방간이 해로운 이유는 간에 지방이 쌓여서 중요한 분비선들을 막아서 간이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 간수치가 올라가 지방간염을 일으키게 되는데, 수년간 간수치를 방치하고 치료하지 않은 경우 간세포의 섬유화가 진행되어 간경화(간경변)까지 일으킬 수 있다. 간경화가 진행되면 간의 구조적인 변화를 일으켜 딱딱하게 굳어지는데 이는 간기능 손상의 말기라고 할 수 있겠다. 한편 간부전(간기능상실)은 완전한 간 기능 손상을 말한다. 간경화 다음에 간부전 또는 간암이 올 수 있다. 이는 수명을 단축시키는 위험한 질환이기 때문에 지방간을 절대 방치해서는 안 된다. 당뇨나 혈압, 고지혈증이 있다면 반드시 약을 먹어야 하지만 투약여부와 상관없이 먼저 생활습관을 먼저 바꾸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건강한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클리닉에 내원하는 환자들 중 지방간이 있는 분들에게는 생활습관에 대한 질문을 꼭 드리는데 10명 중 9명은 평소 운동이나 건강한 식습관을 지키지 않는다고 답한다.
한편 지방간이 있는 환자들 중 술담배도 하지 않는 경우가 꽤 많은데, 최근 연구에 의하면 탄수화물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한 경우에도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면 당뇨, 비만, 혈압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같은 맥락으로 생각하면 된다. 빵이나 면류, 흰쌀밥 같은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야채를 양껏 많이 먹고 일주일에 150분 이상씩 운동을 해야 한다. 지방간이 있는 환자들에게 탄수화물을 줄이고 운동을 시작하도록 처방하고 이를 잘 지킨 경우, 보통 3개월 정도가 지나면 초음파로 검사한 지방수치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 간초음파로 지방간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니 정기 혈액검사를 할 때 간초음파검사를 함께 실시하면 좋다. 혈액검사 결과 간수치가 올라가고 간초음파로 지방간이 보인다면 대부분 지방간염 그 중에서도 NASH(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이 의심된다. 이때는 즉시 식이요법과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간수치가 정상이라면 1년에 한번, 간수치에 이상이 있는 분이라면 6개월에 한번씩 간복부 초음파검사를 꼭 해보시길 권한다. 지방간염이 심한 경우에는 간혹 오른쪽 윗배가 아프면서 속이 미식거리고 피부가 누렇게 변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방간의 90%정도는 아무런 증상이 없기 때문에 직접 검사를 해서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검사 시에 간수치가 30-35이하로 나와야 건강한 수치인데, 만약 검사결과 간수치가 높게 나온다면 지방간 이외에 혹시 다른 원인이 있는지도 확인해야한다. A, B, C형 간염, 알코올성 간염, 그리고 특정 약품의 부작용으로 생길수도 있는데 특히 콜레스테롤 약의 부작용으로 간수치가 올라갈 수 있으니 주치의와 상의해 꾸준히 모니터하시길 바란다.
문의 (213)480-7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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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가정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