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종교의 자유 악화됐다” 크게 증가

2019-06-13 (목)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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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회자에게 종교의 자유란

▶ 정부의 간섭 받지 않고종교생활 하는 것 ‘최다’ 법·조례 통한 제한에 우려

“종교의 자유 악화됐다” 크게 증가

종교의 자유는 지속적으로 한층 침해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십자가 앞에서 미소짓는 김희중 가톨릭 대주교.[연합]

종교의 자유가 미국만큼 보장된 나라도 드물다. 하지만 종교의 자유가 요즘처럼 뜨거운 화두가 된 적도 흔치 않다.

종교의 자유와 대척점에 서 있는 게 동성애 만이 아니다. 성적 정체성은 남녀 뿐 아니라 본인이 정의하는 대로 얼마든지 수십 개의 종류로 많아질 수 있다는 주장이 합법화되고 학교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교육될 지경이다.

이에 반대하는 종교적 원칙과 신념은 지탄을 받고 법적으로 제한받을 수 있는 사회적 위협에 직면해 있다.


과연 이와 같은 시대에 ‘종교의 자유’는 어떻게 정의할 수 있으며, 이성과 과학이 추앙받는 디지털혁명의 시대에서 종교의 자유는 신장되고 있는가.

굴지의 여론조사 기관인 바나리서치가 최근 목회자들을 상대로 조사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종교 생활을 수행할 수 있는 자유’를 종교의 자유로 정의하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연방 및 지방정부가 법과 조례를 제정하면서 성경적 가치관과 세계관을 제한하는 움직임에 대한 우려가 담긴 결과로 보인다.

개신교 목회자 중에서는 침례교, 오순절 등 복음주의 교단이 88%가 여기에 동의했고, 장로교, 감리교 등 전통주의 교단은 75%가 동의했다. 가톨릭 사제들은 90%가 이에 동의했다.

‘종교 단체의 간섭 없이 개인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종교의 자유로 본다는 소수 의견도 있다. 전통주의 교단에서는 8%가 동의했으며 복음주의 교단은 4%였고 가톨릭도 동의하는 의견이 4%에 머물렀다.

일반 성인은 종교의 자유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을까.

바나리서치는 ‘진정한 종교의 자유란 모든 시민이 양심의 자유를 누려야 하며, 신앙의 핵심 원칙과 가치를 믿고 실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제언에 얼마나 동의하는가를 조사했다.

이에 대해 ‘적극 동의한다’는 의견은 지난 2012년에는 69%였던 것이 2015년에는 54%로 떨어졌으며 2017년에는 55%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어느 정도 동의한다’는 일반 성인도 유사한 움직임을 나타냈다. 2012년에는 24%이다가 2015년 36%로 증가했으며 2017년 35%를 기록했다. ‘적극 동의’에 포함된 일반 성인 그룹이 시간이 지나면서 ‘소극적 동의’로 이동했음을 읽을 수 있다.

‘종교의 자유가 10년 전과 비교해 어떻게 변화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악화됐다’는 의견이 크게 증가했다.

18세 이상 일반 성인 가운데 ‘종교의 자유가 악화됐다’는 의견은 2012년 33%에 머물렀지만 2015년에는 41%로 늘어났고 2017년에는 43%에 달해 불과 5년 사이에 10%포인트나 증가했다.

이와는 반대로 ‘종교의 자유가 나아졌다’는 견해는 같은 기간 동안 19%에서 18%와 17%로 계속 감소했다. ‘차이 없이 같은 수준이다’는 답변도 42%였던 것이 32%로 줄다가 27%까지 내려 앉으며 15%포인트가 줄어들었다. 전반적으로 종교의 자유에 대한 침해가 해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통계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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