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콩 등 자주 섭취하는 40세 이상
황반변성 발병 위험도 확 낮아져
흡연·강한 자외선 노출도 피해야
평소 생선·콩류를 자주 먹으면 노인 실명의 가장 큰 원인인 황반변성 예방에 상당한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반변성은 주로 50세 이후에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에서 빛을 감지하는 광수용체들이 퇴화돼 섬유성 흉터 조직이나 빈 공간으로 대체되면서 발생한다.
12일 계명대 동산병원에 따르면 강경태·김유철 안과 교수팀은 지난 2010~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40세 이상 5,843명(평균 64세)을 대상으로 평상시 식이 습관과 황반변성 발병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해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가 평소 먹는 음식을 곡류, 콩류, 육류 및 난류, 생선류, 채소류, 해조류, 과일류, 우유 및 유제품, 음료수, 주류, 간식류로 나누고 섭취 빈도에 따라 각각 4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이들에 대한 안저촬영 검사에서 7.5%가 황반변성(초기 6.8%·후기 0.6%)으로 진단됐다.
평소 먹는 음식 중 황반변성 위험을 유의하게 낮추는 것은 생선류와 콩류였다. 생선류의 경우 두 번째로 자주 먹는 그룹(상위 25~50%)이 가장 덜 먹는 그룹(하위 25%)보다 초기 황반변성 위험도가 39% 낮았다. 또 콩류는 같은 조건에서 후기 황반변성 위험도를 79% 낮췄다.
다만 가장 자주 먹는 그룹(상위 25%)에서는 이 정도의 유의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강 교수는 “한 종류의 음식만 먹는 게 아니기 때문에 섭취 빈도에 대해서는 통계학적 오류가 있을 수 있다”면서 “이런 문제를 고려하더라도 생선류와 콩류를 덜 먹는 것보다는 자주 섭취하는 게 황반변성에 일정한 예방 효과를 가지는 것은 명확해 보인다”고 말했다.
황반변성은 노화 등으로 혈관이 영양분과 산소를 망막 신경층에 잘 전달하지 못해 노폐물(드루젠)이 쌓이면서 시작된다. 건성(비삼출성) 황반변성이라고 하는데 전체 황반변성의 80~90%를 차지한다. 말기 단계까지 진행하면 망막의 신경조직이 위축되면서 황반이 변성돼 시력이 크게 떨어지고 습성(삼출성)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마땅한 치료방법이 없어 더 이상 진행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
황반변성은 조기 발견과 예방이 중요하므로 50세 이상에서는 적어도 1년에 한 번 안과 검진을 받는 게 좋다. 특히 암점, 격자무늬(암슬러그리드)를 볼 때 변형시가 생기면 즉시 검진을 받아야 한다. 흡연과 강한 자외선 노출을 피하고 고혈압·고지혈증·심혈관계 질환을 잘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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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웅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