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교육현장서 갈수록 밀려나는 기독교

2019-06-12 (수)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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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부모 무신론 단체들 “교단서 특정 종교 부각 교육 부적절” 항의 잇달아

미국은 기독교 정신에 뿌리를 두고 건국됐지만 정작 미국의 교육 현장에서는 기독교가 갈수록 밀려나고 있다.

네브래스카 엘콘의 맨체스터 초등학교는 올해 졸업 앨범 디자인을 두 번 인쇄해야 했다. 졸업 앨범 표지 장식에 사용된 디자인이 공교롭게도 십자가 배열로 놓였다는 이유 때문이다. 당초 학생들의 투표로 결정돼 인쇄까지 마쳤던 표지 앨범의 디자인은 ‘사랑’ ‘배움’ ‘꿈’ ‘믿음’ 등의 여러 단어가 열십자 형태로 배열돼 있었다.

하지만 막상 인쇄된 앨범을 받아든 교장과 학부모 단체는 십자가 형상이라며 만장일치로 재인쇄를 결정했고 결국 졸업생들은 밋밋한 구름이 표지에 그려진 앨범을 받아들고 교문을 나서야 했다. 이 학교는 지난해 겨울에도 전국적으로 이목이 집중됐던 곳이다.
당시 재직하던 교장이 크리스마스 음악이나 캐럴, 트리, 캔디케인, 산타, 성탄절을 상징하는 빨강과 초록색의 사용까지 학교에서 일체 금지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던 것. 그 일로 교장은 사임했다.


그런가하면 앨라배마 버밍햄의 노우드 초등학교에 재직 중인 1학년 담임 여교사도 직장인 학교에서 자신의 신앙에 따른 행동을 한 일로 제재 조치를 받았다. 해당 교사가 점심식사 전에 학생들과 단체로 식사기도를 한다는 이유로 학부모와 무신론자 단체로부터 항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해당 교사는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찬송가와 성경구절을 가르치기도 했고 학교에서 모임이 있을 때에도 매번 기도를 하고 시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항의단체와 학부모들은 공립학교 교사나 교직원들이 특정 종교를 학생들에게 부각시키거나 기도에 동참하도록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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