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음식물 쓰레기 처리로 기후변화 대처

2019-05-14 (화) 12:00:00 구자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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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제의 고교생, ‘환경지킴이’ 말보로 스쿨 곽지오 양

음식물 쓰레기 처리로 기후변화 대처
LA의 명문 사립고등학교에서 한인 여고생이 제안한 환경보호 대안이 채택돼 화제다.

주인공은 LA 한인타운 인근 행콕팍에 위치한 사립 여중·고인 ‘말보로 스쿨’ 11학년에 재학 중인 곽지오(17·영어명 줄리아·사진) 양으로, 곽 양은 같은 학년 동료 학생인 딜레이니 마이클슨 양과 함께 학교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시스템을 제안, 학교 측에서 이를 채택했고, 이들의 활약은 최근 발간된 말보로 스쿨 교지에 상세히 소개됐다.

평소 환경보호에 관심이 많이 LA 지역 ‘환경 지킴이’ 고교생이 모인 단체인 ‘학생 기후비상연합’(SCEC)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곽 양은 같은 단체에 소속돼 있는 급우 마이클슨과 함께 평소 학교 식당에서 쏟아져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들이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몇 달 간 머리를 맞대고 연구를 한 끝에 학교 측에 새로운 쓰레기 처리 방식을 제안하게 됐다고 밝혔다.


곽 양은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가 그대로 쓰레기 매립지로 향하게 되면 기후변화를 악화시키는 메탄과 같은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될 것”이라며 “음식물 쓰레기를 따로 모아 따로 분해시키는 시스템을 도입하면 환경보호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 친구와 함께 자료들을 모으고 연구를 해서 학교 측에 제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곽 양 등의 제안을 검토한 학교 측은 이를 실제로 채택해 학교 식당에 음식물 쓰레기용 컨테이너를 별도로 설치하고, 학교 식당과 계약을 맺고 있는 업체 측과 논의해 1회용 접시와 냅킨, 샐러드 용기 등도 플라스틱 대신 친환경 용기로 대체하는 등 학생들이 제시한 친환경 정책을 실천하는데 적극 협력했다.

곽 양 등의 노력으로 말보로 스쿨은 SCEC 멤버들이 재학하는 LA시의 고교들 가운데 음식물 쓰레기 별도 처리 시스템을 채택해 기후변화 대처에 나선 첫 학교가 됐다고 학교 교지는 전했다.

곽 양은 “시스템은 도입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남은 음식물 쓰레기를 재처리하는데 학생들이 동참하는 것으로. 친구들과 함께 환경보호 의식이 확산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며 “이와 함께 학교 식당에서 플라스틱 포크와 수프 용기 등까지 100% 분해될 수 있는 친환경 재질로 대체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렌데일에 거주하는 회계법인 KPMG 파트너 곽훈씨와 피아니스트 이상희씨 부부의 외동딸인 곽 양은 미국에서 태어난 2세이지만 한국어까지 이중언어를 완벽히 구사하며 학교 체조선수로도 활동하는 등 다방면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으며 장래에 환경보호 활동과 함께 정치 또는 공직에서 환경보호 정책을 적극 펼치는 희망을 갖고 있다.

<구자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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