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편지로 탄생한 ‘어글리 돌’ 태평양 건너다 할리웃 주인공
2019-05-01 (수) 12:00:00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서 처음 만난 데이빗 호바스와 한인 아내 김선민씨(사진)가 만든 ‘어글리 돌’(Ugly Doll)이 할리웃 영화 캐릭터로 탄생했다. 지난 2008년 미국 남성과 한국 여성이 태평양 넘어 연애편지를 주고받다 만든 봉제인형이 1,000만개를 판 히트상품이 되었다고 보도한 지 11년 만이다.
이번 주말 미 전역에서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영화 ‘어글리돌스’(UglyDolls)는 이제는 남편 데이빗 호바스(48)와의 사이에 딸을 키우는 엄마가 된 김선민(43)씨가 직접 손바느질로 만든 봉제인형이 메인 캐릭터다.
태평양을 뛰어넘은 청춘남녀의 사랑으로 탄생한 어글리 돌의 사연을 이렇다. 1997년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2001년 김선민씨가 학교를 졸업하고 귀국하면서 국제 편지로 사랑을 키워야 했다. 호바스씨는 ‘바비 인형’이나 ‘파워 레인저’보다 더 놀랄 만한 장난감을 만들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이 만든 캐릭터를 들고 여러 완구회사 문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화가 난 그는 선민씨에게 보낸 편지에 날카로운 송곳니에 약간 화난 표정을 짓고 생뚱맞게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 캐릭터를 그려 보냈다. 선민씨는 남자 친구를 응원하기 위해 직접 손바느질로 그 캐릭터를 인형으로 만들어 크리스마스 선물로 보냈다. 첫 번째 어글리 돌인 앞치마를 두른 인형 ‘웨이지’(Wage)의 탄생이었다. 선민씨는 ‘어글리 돌’의 두 번째 캐릭터 ‘바보’(Babo)를 만들면서 두 사람은 인형 캐릭터를 26종까지 늘렸다. 캐릭터마다 ‘스토리’도 만들었다.
올해 성년이 된 어글리 돌이 이제 극장으로 진출했다. 어글리 돌들이 모여 ‘어글리 모닝’이라는 인사로 하루를 사는 마을에서 벌어진 사건을 담은 이 영화는 ‘슈렉 2’의 켈리 애스버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웨이지도 나오고 바보도 나온다. 래퍼 강아지 ‘어글리 독’도 추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