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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부동산 임대소득의 20% 공제 - 1

2019-04-22 (월) 문주한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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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트럼프 세법 개정의 백미는 법인세(C Corp) 세율의 인하. 거의 20%를 내렸다. 단순한 세법 개정이 아니라, 거의 혁명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자 개인소득 합산 업체들(S Corp, LLC, Partnership)이 난리가 났다. ‘그럼 우린 뭐 없냐?’ 당연히 따질 수밖에. 그래서 내 준 선물이 최대 20%의 QBI 공제(Sec. 199A). 나는 이것을 ‘감면대상 사업소득’ 이라고 부른다.

간단한 사례 하나를 같이 보자. 흥부의 아내는 네일가게에서 주급(W-2)으로 2만 달러를 번다. 남편 흥부는 세탁소를 하는데(S Corp), 거기서 5만 달러를 벌었다고 치자. 그러면 2017년도까지는 부부 총 소득 7만 달러에 대해서 고스란히 세금(개인 소득세)을 냈다. 그런데 이번에 세법이 바뀌면서, 남편의 세탁소 소득이 대충 4만 달러로 줄었다. 5만 달러의 20%에 해당하는 1만 달러를 뺀, 4만 달러만 개인소득으로 합산되었기 때문이다.

세금으로는 1,000달러 이상이 줄었다. 이제는 20%의 QBI 공제가 얼마나 엄청난 혜택인지 알았을 것이다. 그러자 부동산 임대소득자들이 난리 났다. 우리도 ‘감면대상 사업소득’으로 포함시켜달라는 것. 그러자 정부에서 그 부동산 임대가 진짜 사업(business)이라면 20% 공제를 해주겠지만, 사업이 아니면(investment) 하나도 공제를 해주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 문제의 발단은 ‘business만 공제된다’는 개정 세법의 불친절함에 있다. 그럼 무엇이 사업(비즈니스)이고, 무엇이 아닐까? 임대소득만 있는 사람은 비즈니스이고, 직장에 다니면서 렌트 주택을 갖고 있으면 그것은 비즈니스로 볼 수 없을까? 주택 3채는 되고, 주택 1채는 안되나? triple net 리스는 그러면 어떻게 되나?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사실 business에 대해서는 그동안 수많은 판사들이 이미 정의를 내려놓았다. 통상적으로 돈을 벌겠다는 의지가 우선 읽혀야 한다. 그런데 그 의지(intention)라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납세자 마음이라는 것이 문제다. 그런 추상적인 정의를 20% QBI 공제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상당히 껄끄러운 일이다.

드디어 한참 세금신고를 하던 지난 2월, IRS가 safe harbor 지침(Notice 2019-7)을 발표했다. 지난 3개월 동안, 나는 이 기준 때문에 머리를 수건으로 싸맬 정도로 골치가 아팠다. 물론 회계사는 철저하게 고객편이여야 한다. 길거리에서 내 고객과 IRS 직원이 멱살 잡고 싸운다. 나는 어떻게 하여야 할까? 무조건 고객편을 들고 봐야 한다. 물어보고 따져보는 것은 나중 일이다. 법과 직업윤리를 철저하게 지켜야 하지만, 나는 철저하게 고객편이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발표된 10장짜리 지침은 내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다음 주에는 이것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들어가 보기로 하자.

<문주한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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