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즈에서 잡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인 김모씨는 아직 세금보고를 못했다. 변경된 세법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가운데 한국 등 해외 거래처에서 받아야하는 세금보고 관련 서류를 아직 받지 못했기 때문. 김씨는 “세금보고 마감일까지 증빙 서류를 받지 못할 것 같아 부득이 연기신청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맨하탄 소재 부동산회사에서 커미션을 받는 에이전트로 일하고 있는 한인 이모씨도 세금보고 연기를 고민 중이다. 변경 세법으로 일부 공제 내용이 달라지면서 미처 준비하지 못한 영수증 등 증빙서류 마련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 이씨는 “독립계약자로 ‘1099 폼’을 받는데 변경된 공제 내용을 늦게 파악하는 바람에 서류 준비가 늦어졌다”고 말했다.

2018년도 소득에 대한 세금보고 마감일(4월15일)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해 세금보고를 연기하는 한인 중소업체 업주 및 독립계약자(Independent Contractor)가 상당수에 달할 전망이다.

연방국세청(IRS)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세금보고를 하지 못한 납세자들은 약 40%로, 이중 상당수가 중소업체를 운영하는 업주 및 자영업주(독립계약자)들이었는데 시간 부족이 가장 큰 미보고 사유다.

이에 따라 IRS는 올해 세금보고 연기 신청 기업체 수가 800만개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중소업체 업주들과 자영업주들이 올해 세금보고를 놓고 씨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은 비단 한인 업주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퀸즈에서 중소업체를 운영하는 한인 박모씨는 “세금보고 연기 신청을 지난주에 했다”며 “투자처에서 관련 서류가 지연되고 있고, 공제항목에 대한 검토가 더 필요해 연기했다”고 말했다.

세무회계 등 한인 세법전문가들에 따르면 변경된 세법으로 과거 세금보고와 달라진 내용들이 있다 보니 세금보고 서류 작성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예를 들어 영업상의 이익에 대해 대략 20% 정도를 공제해 주는 ‘유자격 영업이익창출 소득감면(Deduction for Qualified Business Income)’과 세금공제 항목을 요약, 계산해서 작성하는 새로운 서류가 추가된 것 등이다.

게다가 한국에 금융자산이 있거나 한국 등 해외 업체들과 거래관계가 있는 중소업체 경우, 세금보고 연기를 피할 수 없다는 게 세법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의 세금보고는 5월 말이라 관련 서류를 세금보고 마감일(4월15일)전에 받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

한편 세금보고 연기는 신청서를 내면 6개월 자동 연기(10월15일까지)되며 이로 인한 IRS 감사 등 불이익은 전혀 없다. 세금보고 연기를 신청했기 때문에 벌금은 없지만 이자는 매달 꼬박꼬박 붙는다. 이자는 보통 내야할 세금의 0.5%가 부과된다.

<이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