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라인댄스·붓글씨 배우며 ‘활기찬 노년’

2019-02-14 (목)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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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현샬롬대학 19일 개강, 미술 노래교실 등 13개 강좌

▶ 매주 화요일 전문가 강사 지도, 종교와 관계없이 누구나 수강

라인댄스·붓글씨 배우며 ‘활기찬 노년’

실버 사회에서 실버 교회는 필수적이다. 충현샬롬대학 시니어 학생들이 모두 모여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회가 노령화되고 예배당도 노인의 은빛 물결로 채워져 간다. 세상도 교회도 사상 처음 겪는 현상에 당황하고 있다. 하지만 절대자 앞에 새로울 것은 없다. 수명이 늘어가면 더 배우고 더 일하며 더 베풀면 된다. 새롭게 열린 축복의 길이 될 수 있다.

시니어 사역은 평균 수명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제 교회의 필수적인 목회 분야로 자리잡았다. 게다가 베이비부머 세대가 대거 은퇴 연령에 진입하면서 급속도로 무게를 더하고 있다. 또 나이에 상관없이 여전히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노인층도 증가하고 있다. 실버 문화, 실버 경제, 실버 사회에 실버 교회는 보다듬고 키워야 할 블루오션이다.

교회에서 열리는 시니어 모임은 시니어 사역의 오늘이자 실버 교회의 미래를 보여준다. LA에서 가까운 글렌데일에 위치한 충현선교교회에서는 매주 화요일마다 ‘충현샬롬대학’이 열린다.


충현선교교회 에덴허스트 커뮤니티 센터(ECC) 부설 과정으로 60세 이상이면 누구나 등록할 수 있다. 종교가 다르거나 무종교라도 상관없다. 종교와 관계없이 지역 사회 봉사를 목적으로 배움의 터전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샬롬대학 봉사자들은 비기독교인 학생들의 동정에 늘 은근한 관심을 기울이며 낯이 설지 않도록 돕는다. 인생의 황혼에 접어든 이들에게는 누구보다 영원한 생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다. 황혼의 나이에 겨우 교회의 문턱을 넘어선 이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공허한 말이 아니라 진정한 사랑으로 전달하려는 열정이다.

샬롬대학은 2011년 개강한 뒤 연인원 2,500여명이 수강할 정도로 열매를 맺고 있다. 현재 400명이 넘는 시니어 학생이 등록해 활기가 넘치는 생활을 하고 있다.

라인댄스, 건강, 체조, 태권도, 미술, 붓글씨, 한국무용, 노래교실, 기타 교실, 바둑, 스마트-폰, 컴퓨터, 탁구, 한방 등 13개 강좌를 개설해 전문가들을 교수로 초빙해 진행한다. 이런 모든 과정이 14주 동안 진행되며 점심식사와 각종 레크리에이션이 제공된다. 점심식사로 10가지 음식이 부페로 나오고 아침에는 인절미와 차를 대접하기도 한다.

이은용 장로는 “특히 태권도, 라인댄스, 붓글씨는 인기 과목으로 문의가 폭주한다”며 “미술 강의는 ‘색의 마술’이라고 불릴 정도로 한 학기만 배워도 전시회를 가질 수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또 “스마트폰과 컴퓨터 강좌를 한 학기만 수강하고 나면 완전히 컴맹에서 탈출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강의는 매주 화요일 9시부터 12시30분까지 진행된다. 시니어 학생들은 두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한기찬 총무는 “현재까지 140명의 학사와 30명의 석사가 모든 과정을 마치고 수료식을 가졌다”면서 “충현샬롬대학에 등록해 모두 함께 건강한 삶과 건전한 마음으로 생활의 활기를 찾을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 총무는 “매달 생일파티를 열고 중창단이 축가를 부르고 기타반이 연주하면서 케익을 자른다”며 “학생들이 일생 최고의 파티라고 기뻐한다”고 전했다.

샬롬대학에는 멀리 떨어진 필란, 빅토빌과 세리토스, 하시엔다에서 오는 학생들이나 시애틀에서 이사 온 노인이 라인댄스팀 소문을 듣고 찾아오기도 했다. 한 학기 등록비는 일인당 70달러이며 이번 봄학기는 19일 개강한다.

문의 (818)549-9191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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