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드라 오, 잭 콘필드, 트러디 굿맨
▶ 라이언스 로어 기획대담
올해 1월 6일 열린 골든 글로브 어워즈(The Golden Globe Awards) 시상식에서 한국계로는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계 여성으로는 39년만에 처음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캐나다한인의 딸 샌드라 오(Sandra Miju Oh, 48)가 미국의 불교전문매체 라이언스 로어(Lion’s Roar)에 등장했다. 서양 불교계의 지성으로 꼽히는 잭 콘필드(Jack Kornfield, 사진 왼쪽), 트러디 굿맨(Trudy Goodman, 사진 오른쪽)과의 불교의 미래에 관한 대담을 통해서다.
‘Sandra Oh, Jack Kornfield, and Trudy Goodman on the Future of Buddhism’이란 제목으로 정리돼 연초에 라이언스 로어 홈페이지(www.lionsroar.com)에 게재된 이 대담에서 샌드라 오는 콘필드와 굿맨에게 미국을 비롯한 서양 불교의 어제 오늘 내일에 대해 평범한 보통사람의 눈높이에서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역할을 한다. 3인의 대담을 간추려 소개한다.
△샌드라 오: 불교가 미국 사회와 어떤 관계가 있나. 이 관계가 금세기에 할 수 있는 가장 큰 공헌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잭 콘필드: 자비, 자애, 용서, 평정, 상호의존 등의 실천에 있다. 이것이 선행된다면 자연스레 교육, 건강관리, 예술 등을 변화시킬 것이다. 진정 중요한 것은 종교가 무엇이냐가 아니라 어떤 삶을 사느냐다. 서양 불교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일본불교나 티벳불교처럼 새로운 형태가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 고유한 서양불교의 발전을 목도하고 있다.
△트러디 굿맨: 불교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에 대한 예가 있다. 우리는 미국에서 여성 평신도를 통해 다르마가 전법되는 과정을 봤다. 내 스승 중 한 명인 샤론 잘츠부르크(Sharon Salzberg)로부터 내게 법열이 전달됐다. 그리고 내가 지금 가르치는 학생들 중 크리스티안 울프(Christiane Wolf)와 베스 스턴리브(Beth Sternlieb)에게 이어 나갔다.
△잭: 맞다. 아시아 불교와 달리 서양불교는 평신도와 재가자 지도자 중심으로 성장했다. 이는 훌륭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다소 가부장적인 아시아 불교보다 더 민주적인 측면도 있다. 이제는 기술과 다양성, 사회적 책임 등에서 미래 불교 세대들이 새로운 역할을 해야 한다.
△샌드라: 오늘날 서양의 다르마 연구가들이 어디에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트러디: 자신들의 장단점을 똑바로 알 필요가 있다. 그들 삶에서 어떤 영역에 관심이 더 필요한지 연구와 개발이 필요하다. 나는 미래의 명상가들이 스스로 사색하는 삶을 어떻게 인간사회에 전파할지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양 문화에 내재된 ‘억압’ ‘폭력’과 같은 것을 치유하기 위해 불교 지도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노력을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내면의 평화를 전파할 수 있다.
△잭: 나 또한 미래 다르마 연구가들이 ‘사랑’, 즉 자비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에 대한 자비는 불교 실천의 척도다. 사랑, 애정, 자비심이 커질수록 욕망으로부터 벗어나고 마음은 더 자유로워진다. 삶의 기쁨과 슬픔을 지혜와 경험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샌드라: 당신의 가르침이 지난 수년동안 어떻게 변화하고 성장했나.
△잭: 나는 아시아에서 전투적으로 불교를 배웠다. 밤새 앉아서 움직이지 않았다. 금욕적 사원이나 선방에서 공부하는 고전적 방식이었다. 그것은 인간의 충동을 억제시키는 거칠고 야생적인 접근법이었다. 그러나 그것에 앞서 관용과 동정심을 먼저 수양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내가 변화해 온 한 가지다.
△샌드라: 오늘날 서양에서 불교와 마음챙김명상이 주류가 돼가고 있다. 놀라운 일이다. 무엇이 때문이라 생각하는가.
△트러디: 명상은 많은 분야에 접목되고 있다. 많은 이들이 비단 종교로서가 아니라 생활건강의 일환으로 불교를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악영향을 초래할 수도 있다. 제대로 배우고 싶다면 우선 불교선원에서 수행하는 것이 좋다.
<정태수 기자/대담원문 및 사진 출처: www.lionsroa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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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