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악령행위”vs“명상수련” 요가 논란

2019-01-23 (수)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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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인가? ‘운동’인가? “힌두교에서 비롯된 악령행위… 십계명도 위반

▶ 미주리 대형교회 목사 최근 설교로 다시 논란

새해를 맞아 운동을 결심하고 실천 중인 한인들이 많다. 건강과 젊음을 유지하는 운동은 많지만 이중 특히‘요가’를 시작한 기독교인이라면 한 가지 큰 고민을 떠안게 됐다. 최근 미국 교계에서‘요가’는 악령에 뿌리를 둔 사탄적인 행위라는 비판이 더욱 거세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물론 반대의 목소리도 여전히 존재한다.‘요가’를 둘러싸고 종교적인 부정적 관점과 단순히 명상과 건강을 위한 운동이라는 긍정적인 관점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을 살펴본다.

요가와 관련한 논란은 이미 오래됐지만 미주리에 있는 손꼽히는 대형교회인 제임스 리버 처치의 존 린델 목사가 1만여명의 성도들에게 주일예배에서 최근 전한 설교로 또 다시 불이 붙었다.

린델 목사의 설교는 ‘기독교인이라면 우상을 숭배하는 이교도는 물론 마법, 마술, 점성술과 더불어 동양의 신비주의 요소를 지닌 요가도 경계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요가는 힌두교에서 비롯된 악령의 행위이며 요가 자세와 명상 수련은 우리를 악령의 힘으로 이끌어 가도록 구상된 것이기 때문에 기독교 정신에 위배된다는 설명이다.

린델 목사는 ‘기독교인의 26%가 점성술을 믿고 29%는 환생을 믿으며 무려 40%는 심령연구를 믿는다’는 갤럽 여론조사기관 자료를 인용해 “이러한 초자연적인 것을 믿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포스트 크리스천 문화에 빠져들었는지를 보여준다”며 “기독교인들과 기독교 단체들까지도 요가를 수용할 정도로 포스트 크리스천 문화가 우리의 일상생활에 스며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요가는 십계명 위반

기독교인들이 요가를 피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린델 목사는 십계명 위반을 꼽았다. 요가는 모든 자세마다 고유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피트니스 강사가 디자인한 것이 아니라 힌두교에 뿌리를 둔 자세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 예로 요가에서 인사하는 포즈는 힌두교의 태양신인 ‘수리야(Surya)’를 경외하는 의미를 담고 있고 연꽃 자세도 성적인 함축성을 지닌 포즈로 해석했다.

십계명 제1조는 ‘나 이외의 다른 신을 네게 두지 말라’는 내용이다. 따라서 요가 자세를 취하는 것은 힌두교의 태양신을 숭배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어서 다른 우상을 숭배하는 이교도와 다를 바 없다는 의미가 된다는 것.

또한 하타 요가(Hatha Yoga) 자세에서 외우는 주문에는 힌두교 신들의 이름이 있어서 기도문처럼 읊는 주문들을 따라하는 것도 결국 십계명 1조를 어기는 것이라고.


요가의 명상 수련도 몸과 마음을 비우는 행위인데 이 역시 악령에게 마음과 몸을 열도록 이끌어 결과적으로는 하나님과의 영적인 관계를 멀어지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린델 목사는 “요가 자세가 단순히 운동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마치 침례(세례)가 수중에어로빅이라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기독교인이라면 요가를 반드시 피할 것을 강조했다.

■ 반대 목소리

린델 목사의 설교에 반기를 드는 사람들도 많다. 지역 피트니스 센터나 커뮤니티 센터마다 요가 수업이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요가를 통해 오히려 하나님과 더욱 가까워졌다는 사람들도 있다. 요가 동작을 제대로 구분해 좀 더 유연하게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크리스천 요가 그룹들도 상당수에 달한다. 홀리 요가(Holy Yoga), 크라이스트 센터드 요가(Christ Centered Yoga), 야훼 요가(Yahweh Yoga), 크리스토가(Christoga)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린델 목사는 “요가를 하면서 하나님께 기도한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악령은 우리가 무슨 기도문을 읊거나 마음의 평화를 얻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 우리가 그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어준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경고했다.

■교계도 요가 반대

교계 대표적인 지도자인 존 파이퍼 목사(베들레헴 침례교회 담임)도 요가는 하나님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기독교와 정반대된다며 요가를 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

남침례교 신학대학원의 알 몰러 총장도 요가는 여러 신들을 섬기는 것과 다를 바 없으며 요가를 수용하는 것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종교적 혼란을 상징하는 동시에 기독교인들의 수치라고 말했다.

■논란은 계속된다

캔자스의 한 가톨릭 학교는 최근 교내 ‘요가 수업’을 ‘라이프스타일 피트니스’로 개명했다. 힌두교에 뿌리를 둔 요가가 가톨릭 학교의 정신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다.

영국 웨일즈의 세인트 데이빗 교회는 최근 커뮤니티 센터의 요가 수업이 비기독교적이라며 강좌를 중단한 후 지역주민들과 충돌을 빚었다.

연합감리교를 기반으로 세워진 노스캐롤라이나의 듀크 대학도 최근 교내 교회에서 열린 요가 행사 사진으로 논란을 겪었다. 성스러운 기독교 예배당에서 힌두교의 요가 행위를 취했다는 것 때문에 시시비비에 휘말리는 등 요가 관련 교계 논란은 계속될 분위기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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