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진핑 ‘기독교의 중국화’ 가속화 왜?

2019-01-22 (화)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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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교회 폐쇄·십자가 철거, ‘국가전복 선동’ 목회자 체포

▶ “늘어난 신자, 정권 걸림돌”, 공산당 통제 위해 종교 개조

시진핑 ‘기독교의 중국화’ 가속화 왜?

중국이 기독교를 입맛대로 조절하려 시도하고 있다. 사진은 중국 지하교회에서 교인들이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다. <연합>

중국이 개신교와 가톨릭을 중심으로 공산당 입맛에 맞는 종교로 개조를 시도 중이다. 종교 활동을 전면 금지시키지는 못하지만 십자가를 철거하고 시진핑 사진을 교회에 걸도록 압력을 가하는 등 ‘중국화’ 시키려는 의도다.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기독교에 대한 통제를 강화한 이유는 급격하게 늘어난 기독교 신자들이 정권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지난 13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중국 공산당은 기독교를 당의 통제 아래 두려는, ‘기독교의 중국화' 캠페인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아울러 가디언은 중국 당국이 기독교의 중국화를 위해 성서 번역에도 개입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성서의 왜곡'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먼저 중국 당국이 작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쓰촨성 청두시의 ‘지하교회'(당국의 공인을 받지 않은 교회)인 추위성약교회를 강제 폐쇄하고 왕이 목사 부부를 비롯한 신자들을 대거 체포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가디언은 중국 기독인들과 인권 운동가들을 인용해 추위성약교회에 대한 탄압은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 시대 이후 최악의 종교탄압이라고 지적했다.

‘국가전복 선동' 혐의가 적용된 왕이 목사 부부는 현재 구금 상태에 있으며, 최소한 25명의 신자도 아직 풀려나지 않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중국 내 기독교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이들이 서방세계와 연결될 잠재적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은 기독교를 완전히 말살하는 것이 아니라 통제 아래 두려는, 즉 ‘종교의 중국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미국 듀크대 롄시 교수는 “중국 정부는 기독교를 ‘중국화'하는 캠페인, 즉 기독교를 공산당에 충성하는 길들인 종교로 바꾸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콩 중문대의 잉푹창 신학대학원장도 “탄압의 목적은 종교를 없애려는 것이 아니다"면서 “시진핑 주석은 종교에 대한 새로운 질서를 만들려는 것이다. 중국 정부의 목적은 ‘종교시장'을 전체적으로 통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종교를 믿는 중국인들이 급격히 늘어나자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확산, 이들 종교의 서방세계와의 연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신장 위구르자치구에서는 위구르족과 기타 소수민족 이슬람교도들을 대상으로 하는 ‘재교육 수용소'를 운용하고 있다.

중국 문제 전문가인 에바 필스 영국 킹스칼리지 교수는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발생한 사건과 지하교회에서 발생한 사건은 서로 연결돼 있다"고 지적했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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