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성 / 내과 전문의
얼마 전에 정맥 혈전혈관염에 대한 보고서 논문을 찾아봐야 할 일이 있었다. 내가 과거에 한 번 진료했었던 환자가 목 통증과 두통으로 내원하였기 때문이였다. 체온은 정상이였고, 건드릴수록 통증이 심하다고 해서 더 이상 목부위를 심하게 촉진하지는 않았다. 겉으로 보기에도 우측 측경부, 즉 오른쪽 턱 주위와 아래로 부어오르며 통증이 심해진다는 것은 이대로 조금만 방치하면 위험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다. 부위도 경동맥, 외경정맥, 임파선이 위치하고 뇌와 다른 큰 혈관들과도 가깝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민감한 부위이기도 하다.
항생제를 바로 주사하고 정맥주사 항생제도 투여하였다.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문제를 예방하기 위함이였다. 항생제 만으로 가라앉힐 수 있는 감염이라면 다행이겠지만, 부위의 민감성도 있고 합병증의 가능성도 있어서 시간을 지체하면 안되는 상황인 듯 보였다.
초음파검사로 혈전, 색전증이나 화농성 질환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환자를 급하게 경동맥, 외경정맥 초음파와 엑스레이로 보내면서 채혈하였다. 이 피검사의 결과와 초음파 결과는 항생제 치료 도중 확인할 수 있었는데, 환자는 다행히도 정상 체온과 정상혈압으로 안정되어 있었다. CT나 초음파에서 색전증 또는 혈전의 소견이 있거나 임상적으로 패혈증이 의심되면 바로 입원시키고 미리 연락해 둔 이비인후과, 혈관외과 등을 응급 호출할 수도 있었으나 그런 소견은 다행히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백혈구 수치가 12,000 이상이고 염증수치인 적혈구 침강속도가 높아져 있었다. 이런 경우 응급상황은 아니지만 환자를 그냥 돌려 보낼 수도 없었다. 환자의 증상이 호전되는지, 수치가 개선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경과 관찰 이후 증상이 충분히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되면 그때 환자를 내보내기 위함이였다. 환자가 급성 질환으로 내원하는 경우, 흔하지는 않지만 발견하지 못하면 치명적일 수 있는 질환을 잘 걸러내는 것은 중요하다. 환자를 임상적으로 면밀히 관찰하고 객관적 수치도 뒷받침 되어야 하지만, 의사의 빠른 판단이 주요한 케이스가 많다.
현재의 의료체계에서 MD들은 위험한 질환들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면서도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지 않도록 강요 받는데, 반대로 금전적인 이득을 위해서 의료종사자들이 환자에게 필요 없는 치료나 테스트를 시행하는 경우가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이 부분에 대해서 쉽게 뭐라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앞에서 이야기한 정맥 혈전혈관염은 구강내 감염이 Spatium parapharyngeum(목구멍으로 넘어가는 부위의 옆공간)으로 퍼져서 일어나는 합병증으로, 외경정맥에 혈전이 생기고 혈관감염이 되고 화농성으로 전환되는 경우 수술하지 않으면 치사율이 높다. 흔한 질환은 아니지만 두경부 감염이 의심되면 평소 건강한 환자라도 내원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문의 (213)352-1223, (213)487-4141 김민성 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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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 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