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도봉산(Mt.Dobong)

2019-01-17 (목) 08:10:04 변만식 윤동주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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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새도 날라와 우짖지 않고 구름도 Birds ceased chirpings, cloud sped away
떠나곤 오지 않는다 Far off to no return.
인적 끊인 곳 홀로 앉은 Climbers withdrawn into themselves. On
가을 산의 어스름 Autumn hill top I sit alone in dusk

호오이 호오이 소리 높여 Yo-ho. Yo-ho, yelled I loudly into air
나는 누구도 없이 불러 보나 Echo resonated around the empty gorge of
울림은 헛되이 빈 골 골을 The valley only to dissipate
되돌아 올 뿐 In vain

산그늘 길게 늘이며 The sun set in red glow, casting long
붉게 해는 넘어가고 Shadows. Stars and nocturne followed the
황혼과 함께 이어 별과 밤은 Twilight. Life is getting lonelier and
삶은 오직 갈수록 쓸쓸하고 Love will be more torturous


사랑은 한갓 괴로울 뿐 For your sake, I will endure this long
그대 위하여 나는 이제도 이 Night of grief.Wondering where you would
긴 밤과 슬품을 갖거니와 이밤을 Rove over in search of lodging for the
그대는 어느 마을에서 쉬느뇨 Night of rest

박두진(朴斗鎭,1916-1998) / 영문 번역(변만식)

애인과 이별한 박두진은 허전한 마음으로 도봉산에 올라 일몰에 섰다. 산새의 지저귐도 멈추고 구름도 자기 갈 길을 가버리니, 야-호라도 불러보나 믿고 있는 태양마저 붉은 노을 속으로 급히 저물어 간다. 윤동주와는 일년 연상인 박두진은 전자가 국제 감각이 풍부한 시인이라면 후자는 국내에서 해방을 맞이한 시인이다. 해방 후 박두진은 박목월 조지훈과 연대한 “청록집”을 통해 새로운 각도로 현대시의 이해와 체험 등을 조명해나갔다. 안성이 고향인 그는 연세대 조교를 시작으로 이화여대 교수로 은퇴, 오도(午禱), 예레미야의 노래 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

<변만식 윤동주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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