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중국 기독교탄압, 문화혁명 이후 최악

2019-01-17 (목)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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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극단적 탄압’ 최악국가, 중국, 예배 통제·감시·폐쇄

▶ 기독교인·교회 무차별 공격, 인도, 처음으로 10위 올라서

중국 기독교탄압, 문화혁명 이후 최악

중국과 인도 등에서 기독교인 박해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중국 개신교회의 성탄예배 모습. <연합>

중국과 인도 등에서 기독교 탄압이 급증하면서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전 세계 기독교인 박해 문제를 다루는 글로벌 기독교 단체 ‘오픈 도어즈'(Open Doors)가 펴낸 ‘2019 박해 감시 리스트'(Watch List)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 기독교인 3명 가운데 1명 꼴로 정부로부터 박해를 받고 있다.

또 ‘오픈 도어즈’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2억4,500만명의 기독교인이 심각한 박해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2억1,500만명에 비해 3,000만명 늘어난 것이다. 북한은조사 대상 50개국 가운데 18년째 최악의 박해 국가로 자리를 지켰다.


중국에서는 정부가 예배 통제 강화에 나서면서 올해 5,000만명 이상의 중국 내 기독교인이 박해를 받을 것이라고 오픈 도어즈는 예측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6일 전했다.

이 보고서는 제레미 헌트 영국 외교부 장관이 전 세계 기독교인 박해 현황을 중립적인 시각에서 파악해 달라는 요청을 한 지 3주 만에 나왔다. 영국 정부는 이를 토대로 기독교인 박해를 완화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번 보고서에서 최대 박해국 자리를 차지한 북한은 다른 10위권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극단적인' 수준의 박해를 하고 있다고 이 단체는 말했다. 지난해 박해 단계가 10위 이상 훌쩍 뛴 국가에는 중국을 비롯해 알제리,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말리, 모리타니 등이 포함됐다.

특히 중국의 경우 기독교인 탄압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47위 로 기독교인 박해 국가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올해는 27위로 급상승했다.

오픈 도어즈의 영국 및 아일랜드 책임자 헨리에타 블라이스는 “중국에 있는 동료들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0여년 간 볼 수 없었던 수준의 기독교인 박해를 하고 있다"며 “몇몇 교회 지도자들은 중국에서는 놀랍게도 1976년 끝난 중국 문화대혁명 이후 가장 최악의 기독교인 박해가 이뤄지고 있다고 증언했다"고 말했다.

중국에는 개신교인이 9,300만 명에서 1억1,500만 명 사이에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가톨릭 신자는 1,000만 명에서 1,200만 명 사이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대부분은 당국에 등록돼 있지 않은 교회에 다닌다. 만일 기독교인이 지속해서 증가한다면 중국의 기독교인 인구는 오는 2030년이면 세계 최대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예배 통제를 강화하면서 수백개의 미등록 교회를 폐쇄하고 목사들과 예배 참가자들을 구금했다. 빌딩에 내걸린 십자가를 철거하고 인터넷을 통한 성경책 판매를 금했다.

기독교인 집회 동향에 대한 감시도 강화했다. 지난달 크리스마스 때에는 몇몇 학교와 도시에서 크리스마스 행사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오픈 도어즈 전략연구 담당 책임자 로널드 보이드-맥밀란은 “디지털 감시 시대를 맞아 매우 강력한 통제 어젠다가 있다"며 “중국에서의 기독교인 박해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강력한 리더십과 기독교의 성장에 불안감을 갖는 중국 정부, 그리고 박해 도구 기술 발달 등 3가지 요인을 토대로 한다"고 말했다.

인도의 경우 5년 전 28위에서 올해는 처음으로 10위로 올라섰다. 오픈 도어즈는 힌두 극단주의자들이 기독교인과 교회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폭력'을 외치는 인도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매우 우려할 만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인도의 기독교인들은 이에 따라 4~5년 전과는 완전히 다르게 늘 공포에 떨며 생활을 하고 있다고 블라이스는 말했다. 보고서는 박해 상위 5개 나라에서는 여성 기독교인을 상대로 한 성폭행이나 강제 결혼 등 박해 행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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