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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일원 한인소매업계 불황 늪 여전

2018-12-27 (목) 이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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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뉴욕일원 한인업계 경기진단

뉴욕일원 한인소매업계 불황 늪 여전

브롱스 헌츠포인트 청과도매시장을 방문한 한인들이 가게에서 판매할 과일과 채소를 고르고 있다.

호황 지표 줄줄이 나오지만 한인업계 낙수효과 못느껴
렌트·인건비 상승·대형업체와 경쟁 연말샤핑 매출 최악

2018년 뉴욕일원 한인업계의 경기가 지난해보다 나빠진 것으로 진단됐다. 올해 실업률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연말 샤핑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경기호황의 지표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지만 뉴욕일원 한인, 특히 한인소매업계는 여전히 불황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

대뉴욕지구한인상공회의소(회장 김선엽)는 연중 최대 샤핑 대목인 연말 경기까지 나쁜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며 한인소매업계의 위기를 우려했다. 김선엽 회장은 “소매업계 업주들 대부분이 한결 같이 불황을 호소하고 있다”며 “한인은 물론 이웃한 타인종 소매업주들까지 불경기가 피부에 와 닿는다고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한인직능단체협의회 김일형 의장은 ▲렌트 상승과 ▲임금(최저임금)인상 ▲이민 감소에 따른 인력 감소 ▲대형체인점들과의 경쟁심화를 올해 한인소매업계 불황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기술인협회장을 역임한 김 의장은 “생존을 위해서는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는 방법 밖에 없다”며 “하지만 현실적으로 서비스료 인상 없이 서비스의 질 개선이 어렵기 때문에 불황 탈출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뉴욕한인청과협회(회장 이영수) 역시 올해를 지난해보다 힘든 한해로 평가했다. 이영수 회장은 “이상기온과 자연재해, 반 이민 무드가 겹치면서 채소가격이 급등하는 등 지난해보다 힘든 한해였다”며 “더욱이 2019년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야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런 변화 없이 이 상황이 그대로 이어간다면 소규모 청과상은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것으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뉴욕한인식품협회 박광민 회장도 “연말 대목이 올 해처럼 썰렁한 적은 없었다”고 지적한 후 “올 한해 반 이민 무드 탓에 히스패닉계 고객들이 줄면서 맥주와 꽃 등의 판매가 크게 줄어드는 등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뉴욕시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부동산 시장 불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지만 한인 부동산업계와 한인 건설업계는 이에 따른 낙수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2019 한국일보 업소록’을 분석한 결과, 한인 부동산은 653개로 전년대비 2.4%, 건축 및 설계는 257개로 전년대비 5.1% 각각 줄어들었다.

재미한인부동산협회 이동형 회장은 “뉴욕시의 부동산 시장은 올해도 호황을 이어갔지만 한인부동산업계는 지난해보다 미진했다”며 “중국자본 유입이 주춤하면서 한인 에이전트 수는 물론 클로징 규모도 줄었다”고 밝혔다.

뉴욕한인건설협회 김영진 회장도 “뉴욕시의 건설 붐이 한인 건설 붐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후 “한인업체간 제살 파먹기 식 가격경쟁과 중국계 등 저가를 앞세운 타인종 업체들과의 가격경쟁 등으로, 한인건설업계는 올해 역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고 진단했다.

<이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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