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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주 최저임금 15달러…한인업주들 한숨

2018-12-18 (화)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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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부터 파트타임 포함 직원 수 11명 이상 업체

▶ 인건비 부담 인원감축·근무시간 조정 등 대책 마련 부심

한인 직능단체, 회원들에 오버타임 계산법 등 정보 제공 분주

최고 15달러에 이르는 뉴욕주 최저 임금 인상을 앞두고 한인업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뉴욕주 최저 임금은 오는 31일부터 지역과 사업 규모에 따라 차등 인상된다.


31일부터 직원의 수가 11명 이상인 뉴욕시 대규모 업소 및 업체는 시간당 15달러의 최저 임금 기준을 적용받게 된다. 10명 이하인 뉴욕시 소규모 업소 및 업체에 적용되는 시간당 최저 임금은 13달러50센트다.

최저 임금 기준이 다르게 적용되는 요인인 직원의 수에는 파트타임도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9명이 근무했던 업소라 할지라도 지난해 단기간이라도 10명을 초과한 인원이 근무한 적이 있다면 15달러의 최저 임금이 적용되는 대규모 업소로 분류된다. 이는 지난 2013년 12월31일 최저 임금이 7달러25센트에서 8달러로 인상된 것과 비교하면 불과 5년여만에 107% 인상된 것이다

단기간에 두 배나 뛴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 뉴욕시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한인 업주들은 인건비 부담에 힘겨운 연말을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상당수의 업주들은 인원 감축 및 근무시간 조정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으며 일부는 폐점까지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경기가 완전히 회복에 이르지 못한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업주들의 수입이 3분의 1 토막이 났기 때문이다.

맨하탄에서 봉제 공장을 운영중인 엄수흠 전뉴욕한인의류산업협회장은 새해에 직원 감축을 단행할 계획이다. 엄 전회장은 “경기를 많이 타면서 일감도 줄었는데 인건비 부담까지 더해지니 수지 타산도 안맞고 사업 재미가 없다”며 “4~5년전에 비해 직원 수를 절반까지 줄였는데 내년에 추가 감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 집약 산업인 네일 업계 역시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업종 중 하나다. 팁 크레딧이 적용되더라도 새해부터는 최저임금이 최고 11달러35센트로 10달러를 넘어서게 된다.

오버타임은 18달러85센트로 인상된다. 브루클린에서 네일 업소를 운영 중인 김모씨도 새해를 앞두고 인건비 절감 방안을 고심 중이다. 김씨는 “인건비는 두배 이상 인상됐지만, 소비자 심리를 감안하다보니 지난 5년간 서비스 가격 인상률은 10%에 그쳤다”며 “5년전과 비교하면 집으로 가져가는 순수익은 30%에도 못미친다”며 한숨을 쉬었다.

최저 임금 인상에 대한 숙지가 노동법규 준수 여부로 이어지기 때문에 한인 직능단체들도 회원들에 대한 최저 임금 인상 교육 등으로 분주해지고 있다. 뉴욕한인네일협회는 약 2000명의 회원들에게 새해 새롭게 적용되는 최저 임금 및 오버타임 계산 방법 등의 정보를 담은 우편물을 지난주 발송했다.

박경은 뉴욕한인네일협회장은 “5-6명의 직원을 두고 업소를 운영하는 업주들 중 비수기인 겨울 시즌에는 수익이 거의 없는 경우가 상당하다“며 “업주가 직원보다 오히려 주머니가 가벼워지는 실정이다 보니 업소를 정리하려는 회원들의 수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의 근무시간의 효율적인 배분 뿐 아니라 오버타임 계산에도 신중을 기해야 뜻하지 않은 노동법 위반을 피할 수 있다. 새해에는 소상인들에게 더욱 힘겨운 해가 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한편 뉴욕시 이외 지역의 최저 임금은 뉴욕시에 비해 낮다. 이달 31일부터 롱아일랜드와 웨체스터 지역은 12달러, 그 외 뉴욕주 지역은 11달러10센트의 시간당 최저 임금이 적용된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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