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에 물린 상처 치료
2018-12-04 (화)
임웅재 기자
▶ 물린 즉시 물로 씻어내 세균 줄이고, 바로 꿰매지 말고 열어둔 채 치료를
김모씨는 얼마 전 산책 나갔다가 개에 종아리를 물렸다. 이빨자국대로 살이 파였는데 병원에 가니 의사가 바로 꿰매지 않고 상처를 지켜보면서 치료하자고 했다. 이유가 뭘까?
개·고양이·너구리 등에게 물리면 동물의 입 속 균과 물린 사람의 피부에 있는 균이 몸 안으로 순식간에 들어온다. 이로 인한 감염을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일반 화농균 외에도 패혈증·파상풍·광견병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물린 즉시 수돗물 등으로 상처를 씻어내 세균 수를 줄인 뒤 진료를 받아야 한다.
개 등의 입안에 존재하면서 감염을 일으키는 균 중에는 산소가 없으면 더 활개를 치는 파상풍 균등 혐기균이 많다. 그래서 상처를 곧바로 봉합하기보다 열어둔 상태로 소독을 하고 감염이 조절되는 것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주인이 있는 개에게 물렸다면 1주일가량 광견병에 걸린 개인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상처가 깊을 경우 항생제 치료를 받고 파상풍·광견병 백신 등을 맞는 게 좋다.
가장 걱정스런 전염병은 광견병. 광견병 바이러스를 가진 동물에 사람이 물렸을 때 발생하는 급성 뇌척수염이다. 야생 너구리 등에 물린 개·고양이가 사람이나 다른 개 등을 물어 전파된다. 광견병 바이러스가 섞여 있는 침이 눈·코·입 점막에 닿아 전파되기도 한다. 쥐·햄스터·토끼 등 설치류는 광견병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다.
광견병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주일~1년가량의 잠복기(대개 1~2개월)를 거쳐 발병한다. 초기에는 발열·두통·무기력·식욕저하·구역·구토·마른 기침 등이 1~4일 동안 이어지는데 물린 부위에 저린 느낌이 들거나 저절로 씰룩거리는 증상이 나타나면 광견병을 의심할 수 있다. 확진을 위해 물린 사람의 혈액·침·뇌척수액에서 광견병 바이러스 특이항체·핵산검출검사 등을 하기도 한다. 이 시기가 지나면 음식·물을 보거나 얼굴에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목 근육 등에 경련·마비가 일어나고 침을 많이 흘리며 호흡근 마비로 사망할 수 있다.
고양이에게 물리거나 할퀸 상처를 통해 바이러스에 감염돼 림프절이 붓고 아픈 경우도 있다.
남상현 인제대 상계백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개·고양이 등에 물린 경우 일반 상처와 달리 경과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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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웅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