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격 오르고 매물 줄어 수익 급감
▶ 중국계 ·타인종 업계와 경쟁심화도 악재
#맨하탄 전문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 김(57)모씨는 이직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지난 6개월간 단 한건의 클로징도 성사시키지 못하면서 생활고에 내몰리기 시작한 것. 김씨는“아무리 못해도 렌트는 매달 한두 건 있어 기본 생활비는 뺄 수 있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렌트 조차 없어 이직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한숨지었다.
#퀸즈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 이(50)모씨도 최근 급격한 수입 감소로 직종 변경을 고민하고 있다. 이씨는 “한 달에 한 건은 고사하고 수개월째 클로징을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한인 에이전트들이 많다”고 밝혔다.
부동산업계를 떠나는 한인 에이전트들이 늘고 있다.
한인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들면서 수입 감소를 이유로 업계를 떠나는 한인 에이전트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업계는 부동산 가격 상승과 매물 감소로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계 및 타인종 에이전트들과의 경쟁까지 심화되면서 한인 에이전트들의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으로, 10년 이상 경력자들도 똑 같은 고민을 토로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퀸즈 지역에서 10년 넘게 부동산 에이전트로 일한 한인 김 모씨는 “에이전트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커미션 3%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며 “2%만 받고도 클로징을 진행하는 등 시장의 룰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업계를 떠나는 한인 에이전트들이 줄을 잇고 있다”고 밝혔다.
렌트 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8년 전 부동산 라이선스를 취득한 한인 박 모씨는 “현재 퀸즈 플러싱, 베이사이드 등 한인 선호 지역에 나오고 있는 렌트의 90%가 중국계 오너로 중국계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며 “하지만 퀸즈 경우 한 달 렌트를, 맨하탄 경우 한 달 렌트의 15% 정도를 받던 렌트 중개료까지 낮춰 받는 에이전트가 나오면서 렌트 시장 역시 박리다매 식 출혈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재미한인부동산협회(회장 이동형)는 수입 감소와 함께 한인 에이전트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협회는 한인 젊은 에이전트 유입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수입 감소를 이유로 기존 한인 에이전트마저 감소하면 한인 부동산업계에 위기가 닥칠 것이라며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이동형 회장은 “중국계 경우, 퀸즈 플러싱 등에 자체 교육기관을 두고 부동산 라이선스 취득을 독려하고 있는데 반해 한인 커뮤니티는 변변한 교육기관조차 없다”며 “부동산 라이선스 교육 및 취득은 부동산에 눈을 뜨게 하는 첫 걸음이란 생각으로 차세대를 위한 부동산 교육 기관 설립 및 운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부동산 에이전트의 중간소득은 3만9,800달러로 전년대비 6% 하락했다. 뉴욕시 같은 대도시 경우, 주택가격 상승과 매물 감소에 따른 거래 위축이 부동산 에이전트의 수입 감소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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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