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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료 너무 부담… 싼 플랜 없나요?”

2018-09-19 (수)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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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보험사에 저렴한 상품 문의전화 급증

▶ 일부는 해지, 나머지는 이머전시 플랜 가입

# 한인 여성 김모씨는 최근 오바마케어를 해지했다고 한다. 지난 2년간 오바마케어를 이용해 온 김씨는 올해부터 월 보험료가 168달러에서 205달러로 오른 것이 해지의 큰 원인이 됐다. 가계 수입은 그대로인데 반해 건강보험료는 매년 오르다 보니 경제적인 부담 때문이다. 대신 저렴한 보험료의 다른 건강보험에 가입해 비용을 최소화했다. 김씨는 “해마다 인상된 오바마케어를 해지하고 월 40달러짜리 종교관련 건강보험 플랜에 가입했다”며 “입원이나 수술을 받아야만 의료비를 지원받는 플랜이지만 당장 돈을 절약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매년 인상되는 건강보험료 부담을 피하기 위해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싼 ‘절약형 건강보험’으로 갈아타거나 심지어 건강보험을 해지한 채 미가입자로 남는 한인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인 보험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료가 치솟으면서 가격대가 저렴한 보험 플랜에 대한 한인들의 문의 전화가 최근 들어 부쩍 늘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인상되는 건강보험료로 인해 부담을 느끼는 한인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일부 한인 직장인들의 경우 4인 가족 건강보험료가 월 순수입의 30% 이상을 차지하기도 해 살림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국민건강보험’인 오바마케어(ACA)의 매년 인상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함께 상승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내년 프리미엄 건강 플랜의 평균 인상폭은 뉴욕주가 24%로 워싱턴주(19%), 캘리포니아주(8.7%) 등보다 높다. 보험료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개인 가입 의무화 조항 삭제로 상대적으로 건강한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탈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중소업체 직장인들이나 개인 가입자들의 보험료 절감을 위해 공동구매 형태의 새로운 ‘단체 건강보험 플랜’(Association Health Plans) 신설이 허용된데다 단기 건강보험도 확대됨에 따라 오바마케어의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되어 보험료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 한인 보험에이전트는 “내년에 벌금조항 삭제로 인해 현재의 가입자 10%(26만 여명)가 가입을 포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건강보험료 상승세가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여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인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2019년부터 벌금을 물지 않게 돼 내년부터는 한인사회에서도 건강보험 미가입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 확실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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