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업됐다… 선불카드 구입해 번호 알려달라”
#구직 중이던 A씨는 최근 구직 사이트를 통해 한 업체로부터 채용하겠다는 연락을 받고 기뻤다. 하지만 사기꾼들에게 속았음을 깨닫기까지는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업체측은 밴쿠버에 본사가 있기 때문에 뉴욕 사무실 총괄 개념으로 일을 맡긴다며, 2000달러짜리 체크를 보낼테니 A씨의 계좌에 입금하라고 요청한 것. A씨는 “얼마 후 선불 카드를 구입해 번호를 불러달라길래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체크가 제대로 입금 됐다는 최종 확인이 되면 카드를 구입하겠다고 하니 갑자기 연락을 끊었다. 결국 체크는 바운스가 났다”라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실직자를 두번 울리는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구직 사이트에 개인 정보를 포함한 이력서를 올려두었다가 사기꾼들의 타겟이 돼 금전 피해를 입는 사례가 속속 발생하고 있는 것.
최근 CBS도 유사한 사례를 소개하며 구직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뉴저지의 한 여성 구직자는 유명 구직 구인 전문 사이트 ‘집리크루터닷컴(ZipRecruiter.com)’을 이용하다가 피해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구직자는 이 사이트를 통해 자신의 이력서를 봤다며 올 여름 자신이 채용됐다는 연락을 한 업체로부터 받았다. 해당 업체의 ‘스티븐’이라는 이름의 관계자는 회사가 캐나다에 위치한 윌리엄스 엔지니어링이라고 소개한 후 이 구직자에게 뉴저지에서 행정 업무에 착수해달라고 요청한 것.
스티븐은 이어 3,500달러의 체크를 우편으로 보낼 테니 은행에 이를 입금하고, 입금을 증명하는 디파짓 슬립(deposit slip)을 복사해 자신에게 보낼 것을 요청했다.
뉴저지 블룸필드의 웰스파고 은행에 이 여성이 체크를 입금했으며 스티븐은 비품을 사야 하니 선불 카드를 구입해 구입 영수증과 카드 코드 등을 불러 달라고 말했다.
여성은 “이전에 보내준 체크가 비품 비용을 미리 나에게 지불한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선불 카드를 사라고 요구했을 때도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결국 체크는 바운스 처리됐고, 구직자가 스티븐에게 항의하려고 전화했지만 통화는 불가능했다. 대신 해당 번호의 서비스는 중단됐다는 안내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집리크루터측은 유저 네임인 ‘스티븐(Steven)’을 서비스로부터 영영 사용을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구직자들의 절실한 심리를 악용해 접근하는 스캠 사기꾼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취업이 됐다는 연락을 받더라도 믿을 수 있는 곳인지 꼭 확인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최근 들어 비슷한 스캠으로 인해 체크가 바운스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며 “체크 바운스에 대한 책임은 입금한 고객에게 있고, 사기를 당한 후 피해 보상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사전에 주의해 사기꾼에게 걸려들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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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