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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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가을밤

2018-09-05 (수) 조의호/시인·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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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문예

초가삼간 야밤중에
지렁이 오름오름 울면
앞산에 부엉이 한 쌍
부흥 부흥, 보항 보항...
어머니도 울고 치통에
그 손에 잡힌 물레도 울었지
반송, 찰감나무 잎사귀
우수수 지는데
콩나물시루에 물주는 소리여
소변길에
소는 반 살림이다
속삭이며
암소귀를 쓰다듬을 적에
아버지 문종이 틈새로 훔쳐보며
니 어미는 소만큼이나
언제 날 사랑했나

<조의호/시인·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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