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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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2018-08-15 (수) 이상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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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문예

(핸드폰 전화) .....
“일어났니?”
“.... 그래”
“냉장고에 반찬 해 놓았으니 밥 먹어라”
“그래 ... 응 ... 나는 걱정하지 말고 ...
알았어”
아이와 몇 마디 나누는 대화다
갑자기 늦잠을 자던 눈물이 깨어난다
아이에게 해 준 것이 없으니 미안하고 또 감사해서 눈물이 일어난다
무능한 아빠지만 언제든지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감사하다
이제는 눈물이 흐느낀다
세월호!
우리 아이들에게 “움직이지 말고 있어라!” 라고 했던 그 악마는 빠져나와 지하실 음침한 노래방에서 ‘거짓말이야’를 부르며 웃고 있을 때 전화도 받을 수 없는 먼 곳으로 수학여행을 떠나 돌아오지 못한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진다
눈물아!
너도 슬프면 목을 놓아 울거라! 부족하고 무능한 이 목사는 소리 낼 자격도 없어 가슴으로 울지만 넌 큰 소리를 내어 울거라!
돌아오지 못한 우리 아이들이 들을 수 있도록 울거라!
너희를 지켜 주지 못한 우리를 용서해 달라고 ...너도 돌아오지 말고 아이들이 용서해 줄때까지 울거라!

<이상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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