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라이프스타일 변하면 ‘무브 업’고려하라

2018-05-31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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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가치 오르고, 현재 공간 비좁으면 이사 고려

▶ 리모델링 비용이 많이들면 선별 실시하고 처분


큰 집으로 옮겨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는 지금 살고 있는 집이 작게 느껴질 때다. 결혼과 함께 장만한 집이 자녀가 늘고 성장하면서 비좁게 느껴지는 순간 큰 집에 대한 필요가 느껴진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구입자 중 약 3분의 1은 자녀를 둔 가정이었고 집을 처분한 셀러 중 약 37%는 36세 미만의 젊은 층이었다. 이들 거래는 대부분 작은 집을 처분하고 큰 집으로 이사한 ‘무브 업’(Move-Up) 구입으로 볼 수 있다. 큰 집에 대한 수요는 좁은 공간뿐만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 등 다양하다. 인터넷 부동산 매체‘리얼티 타임스’(Realty Times)가‘무브 업’이 고려되는 상황을 정리했다.

■ 충분히 쌓인 주택 자산 가치

생애 첫 주택을 손수 구입해 본 사람이라면 구입 과정이 얼마나 녹록지 않은지 잘 이해한다. 가장 힘든 것은 모기지 대출을 받기 위한 다운페이먼트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이다.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던 힘든 과정을 거쳐 첫 주택을 장만한 구입자들은 지금쯤 힘들었지만 주택을 구입하길 잘 했다는 뿌듯함을 누리고 있을 것이다. 최근 수년간 주택 가격이 끊임없이 오르면서 힘들게 장만한 주택의 자산 가치도 덩달아 올랐기 때문이다.

자산 가치가 충분히 오른 주택의 보유자들은 보유 주택을 처분하고 큰 규모의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구입 능력을 갖춘 대기 구매자들이다. 보유 주택 처분 수익으로 필요하다면 큰 집으로 ‘무브 업’ 할 수도 있고 오히려 작은 규모의 주택을 낮은 부채 비율로 구입해 모기지 대출 이자 부담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 갈수록 작아지는 실내 공간

실내 물건을 아무리 치워도 좀처럼 정리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면 정리 방법이 문제가 아니라 물건을 둘 공간이 부족하다는 신호다. 현재 거주 중인 집이 비좁게 느껴지는 이유는 가족 수가 늘어서뿐만이 아니다. 물건이 쌓여 치울 곳이 부족해도 집이 작게 느껴진다.

최근에는 애완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면서 애완동물이 차지하는 실내 공간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집이 작게 느껴지는 현상이 잦아지면 자신도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때로는 초조함까지 느끼게 된다. 좁은 공간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잦아지면 주택이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해야 하는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신호다. 좁은 공간 때문에 가족들의 삶의 질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판단되면 해결책은 한 가지 뿐이다. 가족들에게 충분한 공간을 제공할 수 있는 큰 집으로 이사하는 길밖에 없다.

■ 너무 변해 버린 동네 환경


동네 환경은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진화와 변화를 거듭한다. 동네 환경이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적합한 방향으로 변화하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반대 방향으로 흘러가면 정감이 넘치던 동네가 하루아침에 지겨운 동네로 바뀐다. 전에 없던 식당과 소매상점들이 늘어나면 생활이 편리해지는 것과 동시에 유동 인구가 갑자기 증가하는 현상도 함께 발생한다. 유동 인구와 함께 차량 통행도 늘고 범죄율 증가도 우려된다.

또 인근 공항을 이용하던 비행 편이 갑자기 항로를 변경해 집 위로 날아다니면 불안감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낙후됐던 구도심이 재개발 등으로 환경이 개선돼 중산층 이상의 주민이 늘고 이에 따라 임대료가 상승하면 기존 주민이 주거비가 저렴한 타 지역으로 이주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이 발생한다. 이처럼 기존 동네 환경이 비우호적으로 변화하는 경우도 새 집을 구입해야 하는 상황에 속한다.

■ 높은 리모델링 공사 비용

주택 리모델링을 하는 목적은 크게 두 가지다. 불편했던 공간을 편한 공간으로 바꿔 삶의 질을 높이려는 목적과 최신 트렌드가 반영된 리모델링을 실시한 뒤 집을 파는데 도움을 받기 위해서다. 리모델링을 실시하려면 비용이 발생하는 데 공사 규모와 항목에 따라 비용은 천차만별이다. 만약 리모델링에 대한 필요가 낮아 비용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리모델링을 실시하고 기존 주택에서 계속 거주할 수 있다.

반면에 예상 비용이 너무 많아 부담하기 힘들 정도라면 무리한 리모델링 실시보다는 주택 처분에 도움이 될만한 리모델링 항목만 선별해서 실시하고 집을 내놓는 것이 오히려 더 유리한 결정이다. 요즘처럼 집값이 많이 올라 있을 때 주택을 처분하고 필요한 시설이 갖춘 주택으로 ‘무브 업’ 하면 된다.

■ 주거비 오를 것에 대비

여러 상황을 고려해 ‘무브 업’하기로 결정했다면 이사로 인해 변동될 주거비를 잘 예측해야 한다. 어느 지역으로 이사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큰 집으로 이사하면 구입 가격뿐만 아니라 구입 뒤 발생하는 비용도 늘어나게 된다.

가격이 오른 보유 주택을 처분해 큰 집 구입 자금 마련에 성공하더라도 큰 집을 관리하려면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 보통의 경우다.

전기, 수도, 개스 등 각종 유틸리티 요금이 많이 나오는 것은 물론 높은 가치로 인해 재산세 금액도 전보다 인상되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이 밖에도 큰 집에 들여놓을 가구 구입비, 인상된 주택 보험료, 조경 공사비 및 정원 관리비 등 주거비 급등이 예상된다.

큰 집을 구입해 충분한 실내 공간을 누리는 것도 좋지만 주거비 지출로 인해 ‘하우스 푸어’(House Poor) 신세가 되는 것은 옳은 결정이라고 볼 수 없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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