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제 성추행은폐 의혹의 칠레 주교단 34명전원, 교황에 사직서

2018-05-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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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 성추행은폐 의혹의 칠레 주교단 34명전원, 교황에 사직서

[바티칸시티=AP/뉴시스]프란치스코 교황이 25일 바티칸시티의 성베드로 광장에서의 주례 일반 알현을 위해 도착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남북 정상회담이 대화를 시작할 좋은 기회라며 남북 모두가 평화를 만들어내는 장인이 되겠다는 용기를 가지라고 촉구하고 남북한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호소했다.

칠레의 로마 카톨릭 주교직 사제 전원이 18일 사제의 성추행과 이의 은폐에 대한 책임으로 사임서를 제출했다.

칠레 주교단은 이날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긴급 회동한 뒤 31명 전 현임 주교와 퇴임해 로마에 있는 3명 전임들이 사직서를 교황에게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사제 성추행 스캔들 때문에 한 나라의 고위 사제인 주교 전원이 사임서를 낸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칠레 사제들의 성추행 및 성강탈과 이의 은폐 의혹에 관한 바티칸의 2300페이지 보고서 내용이 이날 언론에 자세히 유출되자 사임 요구 여론이 들끓었다.

교황은 최근 칠레 사제들이 성범죄 증거를 인멸하고 조사관들을 압박하는 등 어린 신도들을 소아성애 사제들로부터 보호하는 데 "아주 소홀했다"고 지적했다.특히 칠레 사제 계급 전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칠레 사제단은 이날 사직서와 함께 피해자들, 교황 및 모든 카톨릭 신도들에게 용서를 구하면서 손상된 것들을 결단코 복구할 것을 맹세했다.

교황은 지난해 말 칠레를 방문했을 때 어린 소년 신도들을 성추행하고 폭행한 페르난도 카라디마 신부의 의혹을 후안 바로스 주교가 사실을 알고도 은폐했다며 이를 시정해줄 것을 요구받았지만 잘못된 요구라며 거절해 신도들의 원성을 샀다.칠레 신도들은 교황이 바로스 주교의 승진 서품을 인정한 것에 반발했다.

바티칸에 돌아와 관련 사안을 재조사하도록 했던 교황은 자신이 "심각하게 잘못 판단했다"고 인정하고 칠레 사제단 전원을 로마로 소환했다.

바티칸이 조사한 결과 바로스 주교만이 이런 은폐에 참여한 것이 아니었다. 칠레 사제들은 로마에서 사흘 동안 주교단 회의를 열었으며 이때 교황은 10페이지의 문건을 보내며 이들을 질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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