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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은행 ‘론 오피서’ 영입경쟁 갈수록 치열

2018-05-16 (수)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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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출규모 지속 증가 수요 감당 못해

▶ 은행간 인력 빼가기 현상도 심화

뉴욕과 뉴저지 한인은행들의 론 오피서(Loan Officer, 대출 담당 전문가) 영입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한인은행들의 대출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늘어나는 대출 수요를 감당할 론 오피서는 만성 인력 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것.

더구나 일정 경력을 갖춘 론 오피서들 중심으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주류은행을 찾아나서는 사례가 잦아지면서, 이로 인한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한인은행들 간 론 오피서 빼가기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지난 1분기 뉴욕 뉴저지 10개 한인은행들의 총 대출액은 217억5827만1000달러로 전년 대비 9.72% 증가했다. 하지만 은행들은 이를 감당할 인력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로 전년 대비 대출 실적이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는 A 한인 은행의 경우 올 초 5명의 직원들이 한 번에 자리를 옮겼다. 이들은 최근 지점망 확대에 나서고 있는 한인 은행 B를 포함, 뉴욕 뉴저지 한인 은행 두 곳에서 현재 론 오피서로 근무하고 있다. A 은행의 한 관계자는 “인원을 보충 해야 하는데 직원 구하기가 쉽지가 않다”며 “아무나 뽑을 수도 없는 업무인데다, 그 자리에 딱 맞게 역할을 해줄만한 사람을 찾는 게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C 한인 은행 역시 대출 담당 주력 인력인 4~5년차 경력의 ‘허리’가 실종되다시피 해 속을 끓이고 있다. 주요 업무를 능숙하게 처리할 직원들이 우르르 사라지면서 남아 있는 직원들의 업무 부담만 가중되고 있는 것.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가에서 가장 움직임이 많은 인력이 4~5년차인데 최근에는 2~3년차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론 오피서의 만성적인 부족 현상으로 인해 한인 은행들도 최근 연봉 인상폭을 확대하고 있지만 또 어느 은행이 이들에게 손을 뻗힐지 레이더를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한인은행인 D의 경우 10년전 5년차 론 오피서의 연봉은 5만달러 대였으나 현재는 3년차가 5만달러를 넘는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류 은행에 비하면 여전히 부족한 액수기 때문에 연봉문제는 한인은행들의 발목을 잡는 딜레마로 작용하고 있다. US뉴스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뉴욕시 론 오피서 평균 연봉은 11만1,750달러다.

E 한인 은행의 뉴욕뉴저지 책임자는 “은행과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한인 은행가에서 10년차 론오피서의 연봉은 9만달러 내외로 미주류 은행보다 2-3만달러 떨어지는 수준인 것은 사실”이라며 “주류 은행들은 쓸만한 인재라고 판단이 되면 커리어 트랙을 제시해 본인이 어느 정도까지 올라갈지 미리 예측이 가능하게 하고, 연봉 역시 원하는 수준에 일정 수준 맞춰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는 반면 한인 은행의 경우 업무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경력이 2~3년차 앞선 선배의 연봉을 추월하게 할 수는 없으니, 제대로 된 대우를 해주기가 쉽지가 않다.

이같은 경직된 분위기가 결국 주류 은행으로 인재들이 빠져나가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같은 분위기가 개선되지 않는 한 인재 부족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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