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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만행을 모르면 미래는 없다”

2018-05-08 (화)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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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밸리연합감리교 초대담임, 101세 조찬선 원로목사

▶ 신간 ‘일본의 죄악사’ 출간

“일본의 만행을 모르면 미래는 없다”

조찬선 목사와 조진순 사모가 신간 ‘일본의 죄악사’를 들고 사진을 찍었다.

“가끔 미국 사람들도 제 나이가 몇 살이냐고 물어봐요. 제가 ‘101번 프리웨이를 운전 중이요’라고 영어로 대답하죠. 그러면 웃으며 인사를 나눕니다. 이 나이에도 차를 몰고 다니는 걸 보고 놀라워 합니다.”

원로 조찬선 목사가 101세에 신간을 냈다. 책 제목은 ‘일본의 죄악사’다. 빽빽한 글자로 차 있는데 한눈에 봐도 두터운 분량이다. 백수를 훌쩍 넘긴 고령에 고도의 집중력과 상당한 체력을 요구하는 저술활동을 이어간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노익장이라고 칭송하기에도 부족할 판이다. 조 목사는 남가주 로랜하이츠에 위치한 연합감리교 은퇴목사 마을인 ‘베이커 홈’에서 조진순 사모와 함께 평온한 여생을 보내고 있다.

조 목사는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기독교 죄악사’의 저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미 80세를 넘긴 나이에 저술한 ‘기독교 죄악사’는 지금까지 기독교계는 물론 교계 밖에서도 읽히는 스테디셀러 책이다. 이번에 쓴 ‘일본의 죄악사’는 최성 교수(T리더십 대표)와 공저로 한국에서 출판돼 운송 중이다. 출판기념회는 오는 6월 쯤에 열릴 예정이다.


조 목사는 동경신학대학을 졸업하고 보스턴대학교에서 석사(STM), 퍼시픽컬럼비아대학교에서 박사(Ph. D)학위를 받았다. 이후 이화여대 교목실장과 해군사관학교 군목실장, 감신대 교수를 역임했다. 이민교계에 남긴 족적도 크다. 이민 초기 밸리연합감리교의 초대 담임목사를 지냈고 연합감리교 코커스 회장으로도 활동했다.

“나치 독일이 학살한 유대인이 얼마나 되는 지 아십니까? 약 600만 명입니다. 그런데 일본이 죽인 한국 사람은 몇 명인지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임진왜란부터 800만 명이 넘습니다. 일본군 위안부나 징용과 징병 정도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웃나라와 올바른 관계를 가지려면 사실을 바로 알고 있어야 합니다.”

조 목사는 일본이 지금도 주장하는 식민지 공헌 주장을 조목조목 근거를 대며 반박했다. 물론 ‘일본의 죄악사’에 그대로 담긴 내용이다.

“조선인을 먹여 살렸다고 하지만 공출미를 빼돌린 건 다 아는 일이죠. 학교를 지어 교육시켰다는 것도 거짓입니다. 선각자들이 돈을 모아 학교를 세워가자 40만원이던 비용을 70만원으로 올려버렸어요. 철도 건설도 만주 정복이라는 목적을 위해 한 거죠. 그나마도 비용의 3분의 2는 우리가 부담한 겁니다.”

이제 와서 100세를 넘긴 나이에 일본의 죄악을 기록해 펴낸 이유는 역사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서다. 과거를 제대로 챙기지 않는 민족에게 정당하고 풍요로운 미래는 없다는 것이다.

“한국 사람은 성자입니까 아니면 바보입니까. 독일은 지금도 유대인들에게 사과하고 또 사과합니다. 잘못을 인정하고 회개하도록 하려면 똑바로 역사를 알고 따져야 합니다. 이런 내용은 교과서에도 실어 모든 국민이 알고 있어야 합니다.”

조찬선 목사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목소리에 힘이 넘친다. 발음도 정확하고 논리가 정연하다. 조진순 사모는 “아직도 수영장 물에 들어가 제자리 걸음을 하며 운동을 빼먹지 않는다”고 전했다. 얼마전 DMV는 조 목사에게 5년짜리 운전면허증을 발급했다. 고령의 노인에게는 일반적으로 2년이 전부다. 조 목사는 “아직도 운전면허가 4년이 남았다”며 파안대소했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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