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의 일이다. 50대 여성 환자분께서 만성적인 엉덩이 옆부분 통증으로 내원하셨다.
통증은 6개월 동안 지속되고 있었고, 환자는 걷는 것, 오래 서 있는 것, 오래 앉아있는 것이 몹시 불편하다고 호소하셨다.
무엇보다 대퇴골 부근의 통증 때문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것이 전반적인 건강을 해치는 요소로 작용하는 듯 판단되었다. 운동을 하지 못해서 체중이 늘고, 등을 대고 바로 누울 수 없으니 기도가 막히는 느낌과 함께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까지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골반통증, 무릎통증은 상대적으로 흔한 증상이기 때문에 참다보면 나아지겠지라고 생각하고 상당기간 참거나 일시적 조치만 하면서 버티다가 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면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주치의로서 환자분들의 만성질병을 치료해 드리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으나, 통증이 만성으로 악화되어 삶의 질이 저하되고 가벼운 운동이나 서서 하는 요리도 힘들어 하는 환자들을 볼 때면 개인적으로도 그 분들이 느끼는 좌절감이나 실망감을 상상할 수 있다.
진료를 통해 통증의 원인을 찾다 보면, 퇴행성 관절염도 물론 많지만, 점액낭염이 의심되는 경우 또한 흔하다. 진찰 결과 국소부위 통증으로 봤을 때 대전자 점액낭염(현재는 대전자 통증 증후군으로 명명)이 강하게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일단 약물과 물리치료를 추천해 드렸지만 통증이 심해진 정도를 봤을 때 퇴행성 관절염, 골괴사, femoral acetabular impingement 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었기에 X-레이 검사와 피검사를 시행하였다.
검사 결과 다행히 뼈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었고, 종합적으로 보아 비감염성 점액낭염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간단한 주사를 놔 드리고 권장되는 생활수칙과 피해야 할 활동을 몇 가지 적어드린 결과, 12주 안에 통증이 많이 호전되었으며, 몇 가지의 물리치료 또한 병행할 수 있게 되었다.
점액낭이란 관절 또는 외부적으로 뼈, 근육, 인대 등과 마찰이 생길 수 있는 부분에 해부학적으로 형성되어 있는 점액 주머니를 말한다. 점액낭은 기관들이 부드럽게 미끄러지도록 도와주어 마찰을 줄이는 기능을 수행한다.
역설적인 것은 그 점액낭 자체에 염증이 생겨서 만성적인 통증으로 고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중에도 대전자 점액낭염(대전자 통증 증후군)은 진단시 골반의 앞과 뒤가 아픈 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간단한 진찰만으로도 진단가능하다.
통계적으로 대전자 통증 증후군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4배 정도 더 흔하게 나타나고 50대에서 70대 사이의 여성 가운데 16%, 남성 가운데 4%에서 나타나는 그리 보기 드문 질환은 아니다.
치료방법으로는 주치의가 간단하게 실행할 수 있는 경구약 또는 주사치료가 있으며, 자가진단시 국소부위 염증이 의심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는 의사를 만나보는 것을 추천한다.
지체없이 치료를 받는다면 분명 통증에서도 회복하고 합병증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문의 (213)352-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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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