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2년 62.6%서 크게 줄어
▶ “성서에 오류 없다” 40%p 감소
기독교 진리와 성경에 대한 인식이 급변하고 있다. 한국의 한 대형교회에서 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기독교는 예수교라고 불리기도 하고 그리스도교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예수 그리스도를 떠난 기독교는 애당초 존재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예수가 지닌 ‘진리’의 정통성과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성경이 가진 무게는 기독교 신앙의 가장 심오한 바탕을 이룬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타종교에도 진리가 있다’는 의견은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 ‘기독교의 유일 진리’를 믿는 사람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성경의 절대적 가치를 묻는 ‘성서무오설’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은 9일 신앙관과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전 조사는 한국의 개신교인 800명과 비개신교인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우선 신앙관에 대한 조사를 보면 개신교인 중에서도 ‘다른 종교나 가르침에도 진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이 47.2%를 차지했다. 이와는 반대로 ‘다른 종교나 가르침에는 진리가 없다’고 답변한 교인은 23.9%에 불과했다. 나머지 40.2%는 응답을 보류했다.
구원과 관련해서는 ‘기독교에만 구원이 있다’는 견해가 45.6%로 ‘타종교에도 구원이 있다’고 응답한 28.4%를 훨씬 뛰어 넘었다. 하지만 지난 1982년 조사에서 ‘기독교의 진리만이 참 진리’라고 대답한 개신교인이 62.6%에 달했던 점과 비교하면 크게 후퇴한 수치다.
이와 함께 성경에는 오류가 있을 수 없다는 ‘성서무오설’을 지지하는 개신교인의 비율도 50.9%로 ‘오류가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비율 20.1%보다 높았다. 이 역시 1982년 조사에서 90% 이상이 ‘성서에 오류가 없다’고 대답했던 것에 비하면 40%포인트 정도나 감소한 결과다.
그러나 동성애에 대해서는 개신교인 다수가 비개신교인보다 강한 반대의 입장을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주어진 ‘동성애는 죄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개신교인은 53.5%가 ‘그렇다’고 답변했는데 비개신교인의 경우 18.5%만이 ‘그렇다’고 답변했다.
또 ‘동성애가 질병인가’라는 질문에도 개신교인은 45.2%가 ‘그렇다’고 응답했지만 비개신교인은 23.5%에 불과했다. ‘동성애가 에이즈와 같은 질병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한 사람의 비율도 개신교인은 55.1%이었지만 비개신교인은 35%가 ‘그렇다’고 동의했다.
사회적 이슈를 놓고는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사이에 커다란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현재 한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개헌과 관련해서는 ‘개헌해야 한다’는 응답이 개신교인은 55.8%, 비개신교인은 65.0%를 차지했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도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개신교인 35.2%와 비개신교인 41.9%로 나타나 견해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남북통일을 해야 한다’는 응답 비율이 개신교인은 57.3%, 비개신교인은 46.5%를 각각 차지했다. 또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요인으로는 개신교인(50.1%)과 비개신교인(45.5%) 모두 ‘북한의 핵개발’을 1순위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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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종교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