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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물, 알고 먹으면 ‘보약’ 모르고 먹으면 ‘독약’

2018-04-03 (화)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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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모양 비슷한 독초 많아, 익혀야 하는 나물을 생으로

▶ 잘못 먹으면 자칫 식중독

봄나물, 알고 먹으면 ‘보약’ 모르고 먹으면 ‘독약’
■ 야생 봄나물과 비슷한 독초 <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파릇파릇한 봄나물이 입맛을 돋우는 계절이다. 4월에서 5월 초까지 채취하는 봄나물에는 아미노산과 지방산, 비타민 등 다량의 영양소가 포함돼 있다.

봄나물은 춘곤증을 이기고 봄철 입맛을 돋우는 ‘향긋한 보약’이다. 달래는 빈혈과 피부 노화 예방에 좋고, 냉이는 강장 작용이 있다. 두릅은 혈액순환을 돕고 혈당을 낮춘다.


하지만 야생 봄나물을 함부로 채취해 먹다간 자칫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일반 나물과 아주 흡사한 독초가 적지 않아서다. 익혀 먹어야 할 봄나물을 생으로 먹다가 식중독에 걸리기도 한다. 최근 5년간(2013~17) 4~6월 봄철 식중독 발생이 평균 95건(전체 330건)으로, 전체 식중독 환자의 33%(2,053명)가 이 시기에 발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원추리 나물이나 자리공 등을 먹은 뒤 그 속에 든 미량의 독 때문에 식중독에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따라서 생으로 먹을 수 있는 봄나물은 조리하기 전에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수돗물에 3회 이상 깨끗이 씻어야 한다.

식용 봄나물 흡사한 독초 많아

식용 봄나물과 흡사하지만 독성이 아주 강한 독초가 많다. 대표적으로 박새 여로 동의나물 삿갓나물 자리공 등이다.

여로는 식용인 원추리와 비슷하다. 원추리 잎은 60~80㎝로 여로보다 길다. 끝이 둥글게 젖혀지고 흰빛이 도는 녹색이다. 반면 여로 잎은 길이가 20~30㎝ 정도의 좁은 피침형이다. 끝이 뾰족하고 아래로 갈수록 밑부분이 좁아진다. 여로는 민간에서 살충제로 쓸 정도로 독성이 강하다. 여로를 먹으면 설사 구토 마비 등이 생길 수 있다. 원추리도 자랄수록 독 성분이 강해지므로 어린 순만 채취해 먹어야 한다.

삿갓나물도 식용인 우산나물과 비슷해 식중독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우산나물 잎은 한 줄기에 2~3개씩 달리며 잎이 양쪽으로 갈라지면서 성장하지만, 삿갓나물은 가장자리가 갈라지지 않은 잎이 6~8장 동그랗게 모여 자란다.

독초인 박새는 식용 나물인 산마늘과 헷갈리기 쉽다. 산마늘은 마늘 냄새가 아주 강하고 한 줄기에 2~3장 잎이 달린다. 반면 박새는 마늘 냄새가 나지 않고 잎이 여러 장 촘촘하게 자라며 잎의 아랫부분이 줄기를 감싸고 있다. 산마늘은 해독제ㆍ소화제로 쓰인다. 박새를 먹으면 혈변 구토 설사 두통 등이 생길 수 있다.


독초인 동의나물과 식용인 곰취도 잎 모양이 흡사하다. 두 식물 모두 잎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곰취 톱니는 거칠거나 날카롭다. 반면 동의나물 톱니는 밋밋하거나 둔한 게 특징이다. 동의나물은 4~5월 꽃이 피기 때문에 이 때쯤 꽃봉오리가 달린다. 반면 곰취는 7~8월에 꽃이 핀다. 따라서 잎 모양만으로 구분하기 어렵다면 꽃봉오리가 달린 닮은 식물을 채취하지 말아야 한다.

식용 봄나물도 미량 독성 있어

식용 봄나물 중에서도 독 성분을 아주 적지만 함유한 게 있다. 원추리순 두릅 냉이 고사리 다래순 등이다. 독 성분을 없애려면 끓는 물에 충분히 데치고 차가운 물에 2시간 이상 담근 뒤 먹는다. 식약처 관계자는 “원추리는 자랄수록 ‘콜히친’이라는 독 성분이 강해져 생이나 충분히 독을 제거하지 않고 먹으면 설사 구토 복통 근육경련 등을 일으킬 수 있어 어린 순만 먹어야 한다”고 했다.

달래 돌나물 씀바귀 참나물 취나물 더덕 등 생으로 주로 먹는 봄나물도 조리하기 전에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3회 이상 깨끗이 씻어 식중독균이나 잔류농약을 없애고 먹어야 한다.

도시 하천변이나 도로 주변에서 캔 봄나물은 아무리 깨끗이 씻어도 중금속이 남아 있을 수 있기에 먹지 말아야 한다. 식약처가 도로ㆍ하천변, 공단 주변, 공원과 유원지 등에서 자라는 야생 봄나물을 채취해 중금속 오염도를 조사한 결과, 9.8%에서 농산물 중금속 허용기준보다 높은 납과 카드늄이 검출됐다. 특히 도로변과 하천변에서 자란 쑥 냉이 민들레 씀바귀 등 봄나물에 중금속이 많았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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