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종교인 의식조사, 불만 사항 1·2위 꼽혀
▶ 응답자 10명 중 1명은, “헌금사용 투명성 부족”
교회에서 젊은 교인들이 소그룹 모임을 가지며 신앙과 교제를 다지고 있다.
교회는 하나님을 중심으로 교인들이 모여 이뤄낸 복음의 공동체다. 교인의 신앙을 비롯해 삶의 모든 요소가 교회와 치밀하게 연결돼 있다. 따라서 성도는 물론이고 비신자조차 교회에 의지하고 남다른 기대감을 갖는다. 교회는 생명을 사랑으로 구원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말씀’으로 세워지는 교회 안에서 ‘대화’가 부족하다는 호소의 목소리가 높다. 누구나 말하길 원하지만 정작 교회에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 기회는 많지 않은 탓이다. 소통과 교제는 교회의 근본적인 순환 시스템이지만 자칫 루머와 따가운 눈총이라는 부작용을 낳는다.
현재 출석하는 교회에 대해 불만 사항을 조사한 결과 ‘소통 부족’과 ‘교제 부족’이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와 지앤컴리서치가 지난 12월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신앙의식’ 조사를 실시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교회에 계속 다닐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81.9%가 ‘계속 다니고 싶다’고 응답했다. 이는 2012년 조사에서 96.5%로 나온 결과와 비교하면 5년 사이에 무려 14.6%포인트나 감소한 수치다. 반면에 ‘떠날 생각이 있다’고 밝힌 성도는 같은 기간 3.5%에서 18.1%로 급증했다.
이와 같은 상황은 출석 중인 교회에 불만을 가진 교인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 투영된 것이다. 실제로 ‘교회에 대한 불만 사항’을 묻는 질문에서 ‘불만 사항이 없다’는 교인은 33.6%에 불과했다. 성도의 3분의2가 자신이 출석하고 있는 교회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불만을 갖고 있는 것이다.
가장 우선적으로 꼽힌 불만 사항은 ‘교회 내 소통 부족’으로 19.6%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교인 사이의 교제 부족’이 14.4%로 2위를 기록했다. 교회 안에서 목회자와 성도, 교인과 교인 사이에 진실한 대화와 관심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통계다. 교회내 사랑의 순환 시스템이 원활하지 않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불만 사항 3위는 ‘헌금 사용 투명성 부족’으로 10.1%를 나타냈고, 다음은 ‘성도에 대한 관심 적음’이 9.7%, ‘헌금 부담’이 9.4%, ‘전도에 대한 부담’ 8.8%, ‘사회봉사 및 구제 부족’ 8.6%, ‘교육 부족’ 8.6%, ‘지역사회 봉사 적음’ 8.5%, ‘목사 심방 및 상담 부족’ 8.1% 등의 순서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교인들을 상대로 ‘가정생활에서 교회로부터 도움을 받고 싶은 사항’에 관한 질문도 주어졌다. 이에 대해서는 ‘자녀 교육’이 12.4%, ‘가정 상담’이 12.1%, ‘직접적인 경제적 지원’ 6.9%, ‘노인 양로’ 5.7%, ‘어린이 탁아 및 육아’ 4.4% 등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와 같은 조사 결과는 결국 교회에 대한 기대치가 떨어진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따르고 있다. ‘교회로부터 도움을 받고 싶은 것이 없다’라는 응답자가 43.3%에 달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같은 반응은 지난 2012년에 7.8%였던 수치가 5년 만에 35.5%포인트나 폭등한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실제로 ‘자녀 교육’은 14.0%에서 12.4%로 비교적 적은 폭으로 감소했지만, ‘가정 상담’은 24.9%에서 12.1%, ‘경제적 지원’은 18.0%에서 6.5%, ‘노인 양로’도 19.4%에서 5.7%, ‘어린이 탁아 및 육아’는 10.2%에서 4.4%로 모두 크게 떨어졌다. 도움을 받고 싶다는 응답이 전체 항목에서 급감한 반면, 도움을 받고 싶지 않다는 답변은 매우 크게 증가한 것이다.
한편 여성 성도를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교회 안에서 성차별은 받았다’는 교인은 8.6%를 기록했으며 91.4%는 ‘없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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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종교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