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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목련이 지고 백합이 필 때

2018-03-19 (월) 문주한/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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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의 세금보고 연장(extension) 요구. 나는 달갑지 않다. 3월 15일은 에스 코퍼레이션과 파트너십 세금보고 마감. 4월 15일은 일반 씨 코퍼레이션과 개인 세금보고 마감. 그때그때 끝내줘야 정말로 끝난 느낌인데, 6개월 뒤로 미뤄놓으면, 뭔가 숙제를 안 한 느낌이다(사실도 그렇다).

그런데 생각을 한 번 바꿔보자. 고기 집 식당에 한창 사람들이 바글바글할 때, 과연 제대로 된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을까? 물론, 손님이 아무리 많아도 착착 돌아가는 식당이 최고다. 그런데 불판위의 고기는 타들어 가는데 직원들은 저마다 바빠서 하나도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그런데 그렇게 바쁜 식당인데도 고기 맛 하나는 장안에서 최고라면? 나라면 두세 시쯤 가겠다. 다른 손님들 다 빠진 뒤 말이다.

회계사 사무실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어차피 작년 11월에 가결산과 상담을 하면서, 세금 계획은 모두 세워놓았다. 그것에 맞춰서 대충의 세금도 이미 내 놓은 상태다. 그러니, 6월이나 7월에 세금보고 한다고 해서 벌금을 내는 일은 하나도 없다.


기본적으로, 세금을 늦게 내면, IRS(연방)의 경우 최고 25%까지 지연납부 가산세(late payment penalty)가 붙는다. 여기에 이자는 기본이고, 다른 종류의 벌금이 더 붙을 수도 있다. 지연보고 가산세(late filing penalty)는 한 달에 5%씩(최고 25%까지) 붙는다. 그런데 간단하게 연장 신청만 해 놓으면 안 내는 벌금이다.

예를 들어서, 낼 세금이 2만 달러라고 하자. 연장신청을 하지 않은 채, 10월 15일에 뒤 늦게 보고와 납부를 했다면 얼마의 가산세(벌금)를 내야할까? 우선, 지연납부 가산세는 600달러다(= 20,000 x 0.5% x 6개월). 지연보고 가산세는 이보다 높은 4,500달러다(= 20,000 x 22.5%).

이 세금보고 연장과 관련된 가장 큰 오해가 연장 신청을 하면 세무감사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 세무감사는 세금보고를 언제 했나 하는, 타이밍 때문에 생기지 않는다. 세무감사는 정확성 때문에 생긴다. IRS 세무감사의 레이더는 기본적으로 DIF(Discriminant Inventory Function) 점수와 UI(Unreported Income) DIF 점수에서 시작된다.

세무감사가 ‘랜덤으로’ 또는 재수가 없어서 걸렸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내가 본 모든 세무감사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내가 손님이라면 회계사에게 목련이 지길 기다렸다가 백합이 만개했을 때 만나자고 할 것이다. 세금은 미리 내 놓고 연장신청을 한 뒤, 한가할 때 만나서 회계사와 차라도 한 잔 하면서 나누는 세무 상담. 그것이 진짜 고급상담이다.

<문주한/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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