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밀양 산골 작은 교회 아이들에 꿈과 도전 선물

2018-02-27 (화)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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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노래자랑 참가 목사, 본보 통해 사연 접하고

▶ 창립 30돌 새생명축제 초청, 8박9일간 미국 체험 제공

밀양 산골 작은 교회 아이들에 꿈과 도전 선물

별빛교회 아이들이 남가주사랑의교회에서 열린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 남가주사랑의교회, 별빛교회 비전트립 후원

경남 밀양 별빛교회 아이들이 남가주에서 웃음을 터뜨렸다. 남가주사랑의교회는 이들을 초청하고 진한 기쁨을 맛보는 축복을 누렸다. 하나님은 개입하고 드러내고 이어주며 섬김과 나눔의 가치를 다시 각인시켰다.

별빛교회 어린이들은 지난 19일 LA에 도착해 ‘남가주사랑의교회 초청 미국 비전트립’에 참여하고 27일 오전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비전트립에 참여한 어린이와 청소년은 모두 22명으로 유치부 1명부터 초등부 2~5학년 17명, 중등부 3명, 고등부 1명 등으로 나이는 5~16세를 망라했다.


남가주사랑의교회는 이들과 김태군 담임목사, 부인 송윤정 사모, 김만준 전도사까지 모두 25명의 항공권과 숙식, 관광, 탐방 경비를 일체를 제공했다. 대형 이민교회가 고국의 산골 작은 교회와 손을 맞잡고 ‘아름다운 동행’을 이뤄냈다.

별빛교회 아이들은 디즈니랜드, 유니버설스튜디오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바이올라대학교와 밸리크리스천초등학교를 찾아 미국의 기독교 교육현장을 견학했다. 또 디스커버리센터, LA 사이언스뮤지엄, LA 다저스태디엄, 그리피스천문대, 디즈니콘서트홀, 크리스천 기업인 인&아웃 매장 등을 방문했다. 어린 영혼과 가슴에 꿈과 도전, 감사와 친절이 새겨지는 시간이었다.

아이들은 매일 아침 경건의 시간을 갖고 주일예배와 새생명축제 어린이 집회에 참석했다. 또 남가주사랑의교회 순장들을 초청해 작은 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남가주사랑의교회 노창수 담임목사는 신문(본보 1월9일자)을 통해 별빛교회 담임 김태군 목사의 스토리를 접했다. 그리고 지난 주말과 주일에 열린 ‘새생명축제’에 초청하기로 결심했다. 기사에는 별빛교회 김 목사가 마을 노인들에게 등을 떠밀려 KBS 전국노래자랑에 나갔다가 연말 결선까지 진출하고 결국 대상을 받기까지 사연이 담겨 있었다.

밀양 산자락에 위치한 별빛교회는 작은 교회이지만 동네 아이들 30여 명 가운데 20여 명이 모이는 ‘큰 교회’다. 번듯한 도시교회의 주일학교가 문을 닫아가는 와중에도 복음의 씨앗이 힘차게 영글어간다. 김 목사는 벌목장, 공사현장에서 일하고 사모는 딸기잼을 만들며 사역을 이끌어가고 있다.

“김태군 목사님은 2년 전 아이들에게 언젠가 미국 비전트립을 데리고 가겠다고 약속했다고 합니다. 전국노래자랑에 나간 것도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동기가 있었고요. 성령님의 감동이 느껴졌습니다. 며칠을 기도하고 장로님들과 의논했는데 기쁘게 동의해 주셨습니다.”

남가주사랑의교회는 오는 4월15일 창립 30주년 감사예배를 드리고 경찰국, 소방국, 교회 인근 매그놀리아 초등교육구 어려운 가정의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대신 교회 자체의 기념품이나 선물은 준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교회의 창립 30주년 표어로 ‘우리가 교회다’를 내걸었다. 노창수 목사는 건물이나 조직이 아니라 바로 교인들이 교회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교인 모두가 세상에서 부름 받은 하나님의 백성인 동시에 세상으로 보냄 받은 그리스도의 제자임을 새롭게 다짐하며 사역하자는 것입니다. 남가주사랑의교회는 아이들의 꿈과 비전이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비전트립을 후원했어요. ‘하나님께서 김태군 목사님과 아이들의 기도를 들으시고 모든 것을 하셨다.’ 이 사실을 아이들이 확신하는 것, 그게 유일한 목적입니다.”

별빛교회 아이들이 머물 봉사 가정의 신청을 받는데 희망하는 교인이 너무 많이 몰려 오히려 사랑의교회는 선정에 땀을 흘릴 정도였다.

별빛교회 김 목사는 “사랑의교회 성도님들이 아이들에게 정말 진심으로 잘해 주셨다”고 고마워했다. 그러면서 김 목사는 덧붙였다. “벌목장 일거리 요청이 카톡에 줄을 섰습니다. 돌아가면 한창 바쁘겠어요. 일거리가 넘치니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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