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독교인 종파·교단 이동 많다

2018-02-22 (목)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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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명 중 1명이 4년마다 텃밭교체 나타나, 개신교 이동률 9.1%… 무신론 전환 최다

▶ 옮긴 교단 침례교 1위, 독립교회 뒤이어

기독교인 종파·교단 이동 많다

디지털 시대에 기독교인의 이동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사진은 이민교회의 예배 모습.

기독교인이 다른 종파나 교단으로 소속을 옮기는 경우가 흔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일반적 예상 밖으로 이와 같은 움직임이 드문 일도 아니다.

최근 발표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크리스천 5명 가운데 1명이 4년마다 신앙 생활의 텃밭을 바꾸는 것으로 밝혀졌다. 모든 게 초를 다투는 디지털 시대에 신앙 풍속도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크리스티애너티투데이(CT)가 20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선거 관련 연구소인 CCES는 지난 2010년과 2012년 그리고 2014년 개신교인과 가톨릭 교인 9,500명을 대상으로 이와 관련된 조사를 반복해서 실시했다. 이 결과, 평균 18.9%가 소속 교파나 교단을 바꾼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에서 가장 큰 종교 인구를 차지하는 개신교인(42% 2010년 기준)은 9.1%의 이동률을 나타냈다. 이들 가운데는 다른 종파로 옮긴 사람보다는 아예 종교를 갖지 않거나, 무신론자로 전환한 경우가 가장 흔했으며 증가폭 역시 컸다. 여기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지난 2010년 5.7%였지만 2014년에는 7.4%로 증가했다.

개신교인이 다른 종파로 이동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조사에서 샘플로 추출한 4,000명 이상의 개신교인 중에서 가톨릭으로 간 사람은 32명이었고 불교는 7명, 몰몬과 유대교나 힌두교 등으로 이동한 사람은 5명 미만이었다.

하지만 개신교 내부적으로는 이동 경향이 상당히 컸다. 이번 조사에서는 4명의 개신교인 가운데 1명 꼴로 2010년과 2014년 사이에 소속 교단을 옮긴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런 추세는 실제로 아무 교단에도 소속되지 않은 독립교단 교회의 급증세와 맞물려 나타나고 있다.

독립교단 교회들은 개신교 최대 교단인 침례교(22.9%)에 이어 두 번째(18.2%)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 뒤를 감리교(14.8%)와 루터교(11.8%)가 잇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CCES 조사에 따르면 침례교나 감리교에서도 성도의 교단 이동률은 어김없이 높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개신교인의 교단 이동 물결은 독립교단에서도 출렁거리고 있다. 기존 교단에서 탈퇴해 독립적으로 사역하는 교회는 급증하고 있지만 교인들의 이동은 멈추지 않고 있다. 본인이 ‘아무 교단에도 소속돼 있지 않다’고 밝힌 교인 중에서 무려 24%가 4년 사이에 소속을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교단 중에서 가장 높은 이동률을 보인 장로교(18%)보다 높고 침례교(12%)나 감리교(12.9%)의 두 배 수준이며 루터교(8.6%)와 성공회(8.6%)보다는 세 배 가까운 수치이다.

가톨릭 교인의 경우 비교적 이동률이 낮아 평균치의 절반 수준인 8.8% 수준을 보였다. 조사 샘플 2,112명 중 50명이 가톨릭을 떠나 39명은 개신교인이 됐으며 정교회 교회로 옮긴 교인이 6명, 불교도가 된 사람은 3명이었다.

한편 이스턴일리노이즈대학교 정치학과 브라이언 버지 교수는 독립교회의 증가세가 교인들의 소위 교단이라는 ‘브랜드 선호’ 경향이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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