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캐나다·호주·유럽 등, 목회자·평신도 483명 서명
▶ “윤리, 성경적으로 부끄럽다”, 공의 저버린 노회·총회 비판
명성교회 부자 세습 철회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이 이민교계에서도 진행됐다. 사진은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를 자의적으로 얼버무려 본질을 훼손하는 악습이 교회에 존재한다. 성경은 하나님을 경외하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두려움이 없는 경외감이란 존립할 수 없다. 경외의 신앙을 상실한 목회자의 파행은 단순한 일탈에서 벗어나 대형 범죄에 다다른다.
한국 명성교회의 담임목사 부자 세습을 놓고 미주 한인을 중심으로 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 기독교인이 회개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12일 LA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사무실에서 ‘명성교회 세습에 반대하는 이민교회 목회자와 교인들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는 전 세계 디아스포라 교계의 목회자와 평신도 483명이 서명했다. 서명은 지난달 13일부터 23일까지 ‘명성교회 세습에 반대하는 이민교회 구성원들의 성명서’를 읽고 취지에 공감한 이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명성교회 당회와 김삼환, 김하나 목사 부자의 회개와 세습 철회를 촉구하는 마음으로 목소리를 모았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미국 서부와 동부 등 전 지역과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 유럽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동티모르에서 참가한 한인들도 있다. 이들 가운데 목회자는 170여명이며 나머지 310여 명은 평신도다.
서명운동을 이끈 송병주 목사(선한청지기교회 담임)는 “한국에서도 많은 분들이 서명에 적극 동참해 주셨지만, 이번에는 해외 한인의 의견을 모은다는 의미로 제외했다”고 밝혔다. 또 “성명서를 명성교회가 소속된 예장통합 총회에 전달할 계획이며, 이 성명의 발표를 통해 한국 바깥에서도 명성교회 세습 문제에 우려하는 측과 연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명서는 “명성교회 세습은 윤리적, 사회적, 성경적, 선교적 차원의 어떤 면에서도 긍정적으로 볼 수 없는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며 “3대 세습을 정당화하는 북한의 선전 내용과 도대체 무엇이 다른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세습을 금지하는 교단법 조항이 무시된 상황에 대해서도 “총회의 결정과 법을 무시하고 노회를 파행으로 몰아가면서까지 자기주장을 관철시키는 오만한 강자의 모습”이라면서 “누가복음 12장에 등장하는 어리석은 부자의 모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와 함께 “세습을 철회하는 것은 김삼환, 김하나 목사의 결단에 달려 있지 않으며.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 앞에 선 교인들의 성숙한 소명의식에 달려있다”며 명성교회 성도가 앞장서 부자 세습을 철회하도록 결단을 촉구했다.
이 밖에도 명성교회 부자 세습은 “대형교회와 일부 목회자의 윤리적 문제나 불법적 관행에 대해 노회와 총회가 공의를 바로 세우지 않고, 교권과 금권에 굴복하여 대형교회 불패론을 정당화 시켜온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 김하나 목사가 세습 반대 여론에 대해 “앞으로 잘 하겠다”고 무마에 나선 점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성명서는 “바르지 않아도 잘 하면 된다는 병이 지금 한국 교회를 죽이고 있다”며 “더 잘하는 대형교회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바르게 하는 명성교회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지금 명성교회는 부끄럽지 않은 것이 아니라 부끄러움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면서 “성전을 청결하게 하시던 주님의 부르짖음과 채찍의 바람 가르는 소리를 다시 듣는다”고 서명운동의 의미를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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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종교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