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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수 사표 던지고 ‘제자의 길’ 나선 의사

2017-12-28 (목)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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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명예보다 순종의 길 선택, 전 세계 누비며 강연“행복”

의대 교수 사표 던지고 ‘제자의 길’ 나선 의사

다니엘 박 선교사(왼쪽부터), 아내 애슐리 선교사와 세 자녀는 순종으로 제자의 길을 가는 중이다.

“의과대학 교수 자리를 사임하고 6개월이 지나고 나니 겉으로는 많은 게 변하더라고요. 하지만 아내의 남편, 세 아이의 아버지, 양가 부모님의 아들이라는 위치는 변함이 없더군요. 이게 바로 하나님께서 주신 저의 타이틀이죠. 의사니, 교수니 하는 타이틀은 순간적이고 무게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가벼운 것이었습니다.”

다니엘 박 선교사는 미시간주립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 교수였다. 열 살 때 부모를 따라 이민 온 이후 열심히 공부하고 성실하게 일하며 나름 쌓아 온 자랑거리였다.

박 선교사는 지난 2011년 사표를 던지고 ‘제자의 길’을 떠났다. 아내와 세 자녀를 거느린 채로 담대하게 발을 내디뎠다. ‘아이들을 데리고 세상을 돌아라,’ 그의 가슴을 치는 하나님의 음성 때문이었다. 이미 JAMA의 주강사로 미 전역의 영어권 크리스천 사이에는 ‘믿음 좋은 사람’으로 유명해졌고 10년 동안 전 세계에서 강연 요청이 줄을 잇던 참이었다.


“주변의 선배나 동료들을 바라보았어요. 더 돈 벌고, 더 알려지고, 더 높아지면 뭐 하나. 그런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한 번 뿐인 인생에서 더 이상 의미가 없었어요. 그보다는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게 소중했죠. 이제 와 봐도 정말 잘 한 결정이었습니다.”

박 선교사가 한해가 저무는 이 때 남가주를 방문한 이유도 남다르다. 교회의 기도를 깨우기 위해서다. 틴에이저 아들과 함께 LA를 떠나 한 달 동안 교회를 순방할 계획이다. 여러 주에 산재한 작은 교회의 새벽 예배에 참여하고 목회자들과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만만치 않은 여정이다.

지난 9월에도 한 달간 18개 주를 돌며 8,000마일을 달렸다. 그의 계획을 접한 남가주사랑의교회 영어권 교인 세 명이 개스비로 1,500달러를 헌금했다. 한 교인은 자신의 미니밴을 빌려 줬다. 돌아 왔을 때 계산해 보니 개스비로 1,480달러를 썼다. 그리고 세차비로 20달러가 들었다.

“교회의 새벽기도를 살려야 한다는 사명이 느껴져요. 새벽기도는 한국인 특유의 신앙 전통이죠. 하지만 돌아다녀 보면 3분의2 정도가 새벽기도 모임을 갖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말로 강권하기보다 조용히 함께 기도하며 새벽을 깨우는 힘을 간구하고 있습니다.”

오는 2월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코스타 집회에 강사로 참여한다. 그 때도 유럽의 한인교회를 돌며 새벽기도 모임을 순회할 작정이다.

지금 박 선교사는 서울에 머물고 있다. 6년 전 오직 순종하는 마음으로 길을 떠날 때 그는 신변을 정리하고 자신의 주머니를 비웠다. 예수 그리스도가 열두 제자를 파송하며 ‘지팡이와 두 벌 옷도 가져가지 마라’고 지시한 대로 따랐다.

“돈, 집, 건강보험, 교통수단이 가장 큰 걱정거리였죠. 주님은 모두 해결해 주신다고 약속하셨어요. 그리고 정말 하나도 부족할 게 없도록 공급하셨습니다. 내 것은 하나도 없지만 우리 가족 모두 풍족하게 누리며 살고 있습니다.”


박 선교사의 아내 애슐리 박 선교사는 한국에 머물며 예정에 없던 책을 쓰기 시작했다. 베스트셀러 기독 서적 ‘킹덤 패밀리’ ‘왕의 신부’가 그녀의 작품이다. 지금은 ‘킹덤 제너레이션’을 집필 중이다.

“가정마다 왕이 실종된 시대입니다. 부모의 역할과 권위를 회복해야 합니다. 돈을 섬기며 맘몬신에 자녀를 바치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한인 자녀들을 다음 세대 리더로 세우려고 하십니다. 자녀가 세상이 아닌 주님의 제자가 돼야 합니다.”

박 선교사는 정신과 의사로서 할 말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사람처럼 살려고 할 때 정신질환에 걸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을 많이 보낸 대상의 제자가 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자녀의 갈 길을 남과 비교하지 말고, 그리스도와 많은 시간을 보내게 하라는 당부다. 어찌 자녀에게만 해당되는 충고이겠는가.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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