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제 하나 주세요”. 피부에 염증이나 상처가 나면 약국을 찾는다. 문제는 연고제 성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임의로 바르는 것이다.
피부연고제 종류와 성분이 다양해 자칫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서다.
피부연고제로는 ①상처 부위에 세균감염을 막는 항생제 ②무좀 퇴치용 항진균제 ③피부염(습진, 아토피 등)에 바르는 스테로이드제 ④입술주위 단순포진 바이러스 감염에 바르는 항바이러스제 등이 있다.
우선 항생제는 상처에 세균 증식을 억제해 세균감염을 막는다. 마데카솔, 후시딘 등이 대표적이다. 후시딘은 퓨시드산이라는 항생제 성분을 포함한 연고제다. 보통 세균 감염을 막기 위해 초기에 쓴다. 반면 마데카솔은 새 살이 돋도록 도움을 주므로 상처가 아물 무렵 쓴다. 항생제가 포함된 제품도 있다.
항생제는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과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 있으며 오래 사용하면 항생제에도 반응하지 않는 비감수성균이 증식할 수 있어 오래 쓰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항진균제는 백선ㆍ어루러기 같은 곰팡이성 피부질환 치료에 쓴다. 무좀은 발부위 백선으로 곰팡이(진균)가 원인이다. 무좀치료 연고제 성분 중 테르비나핀, 시클로피록스, 케토코나졸 등은 약국에서 구입 가능하다. 1회만 바르는 크림, 손발톱무좀에 바르는 네일라카 등 다양한 제품이 나와 있다. 증상이 개선됐다고 중지하면 안 되고, 치료 동안 꾸준히 발라야 한다. 백선 증상으로 연고제를 쓴다면 조금 넓게 바르는 게 좋다.
스테로이드 연고제는 습진, 피부염, 가려움증 등에 쓴다. 이 연고제를 바르면 염증을 잡고 면역반응을 억제할 수 있지만 부작용도 크다. 히드로코르티손, 프로피온산덱사메타손, 길초산프레드니솔론 등의 스테로이드 성분 연고제는 약국에서 살 수 있다.
습진, 피부염 등이 세균ㆍ진균 등에 의한 피부감염과 함께 발생하면 스테로이드 피부연고제를 쓰지 않는 게 원칙이다.
스테로이드 연고제는 증상이 개선되면 즉시 중지해야 한다. 장기간 사용하면 피부가 얇아지고 혈관이 확장되는 등 부작용이 있다.
항바이러스제는 구강이나 입술 주위에 물집이 잡히는 등 단순포진이 생기면 아시클로버가 함유된 연고제를 바른다. 1주일 사용 후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
피부연고제를 올바르게 사용하려면 약을 바르기 전 손과 상처부위를 깨끗이 해야 한다. 피부연고제를 눈 주위나 안과용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 약 묻은 손으로 눈을 비비면 안 된다. 특히 항생제나 항바이러스제와 같은 연고는 면봉, 일회용 장갑 등을 사용해 바르고 용기 끝 부분이 직접 피부에 닿지 않도록 주의한다. 세균ㆍ바이러스가 연고로 들어가 다른 사람에게 감염될 수도 있고, 다른 신체 부위로 퍼질 수 있어서다. 사용 후 피부 과민반응(화끈거림, 찌르는 듯한 아픔 또는 통증, 가려움, 발진 홍반 등)이 나타나거나 증상이 심해지면 의사와 상의한다.
<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