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Oak 고스트십 화재 1주년] 화재 위험 노출 문제는 여전

2017-12-05 (화) 12:00:00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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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함 적발 어려운 구식 시스템 소방국 그대로 사용

▶ 시정조치 권고안 내년에...관료적 늑장개선에 불만

[Oak 고스트십 화재 1주년] 화재 위험 노출 문제는 여전

지난해 12월 2일 발생한 오클랜드 고스트십 화재. 이 참사로 36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창고건물의 불법개조와 안전성 문제가 사회이슈화됐다. [AP]

젊은 예술인 36명의 목숨을 빼앗은 오클랜드 창고건물 ‘고스트십(Ghost Ship)’ 화재가 지난 2일로 1년이 됐으나 문제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웨어하우스를 주거공간으로 불법 개조한데다가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 파티가 진행 중인 사고 당시 연소성 강한 화약류, 불법 전기코드와 음악장비가 뒤엉키면서 참사를 키웠다는 안전소홀이 도마 위에 올랐었다.

이로 인해 지난 6월에는 고스트십 건물의 데익 알메나 매니저와 음악파티를 개최한 책임자 맥스 해리스가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오클랜드 고스트십 화재는 지난 반세기 미국에서 발생한 건물 화재 중 7번째로 인명피해가 컸으며 오클랜드에서는 1991년 오클랜드 힐스 화재(25명 사망) 후 최대 화재사고였다. 한인 조아라(29)씨도 이 화재로 사망, 안타까움을 더했다.

참사 후 오클랜드 시정부는 ’제2의 고스트십’ 화재 사건을 방지하는 정책 실행을 약속했었다.

그러나 소방국은 지난 9월에서야 1명, 지난달에 2명, 12월에 1명의 화재 안전성 조사관을 증원했으며, 건물의 심각한 결함을 적발하기 어려운 기존 검사시스템을 여전히 사용해 1년전과 달라진 것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시스템은 내년초에야 변경될 예정이다.

또한 웨어하우스 규제를 강화하는 도시 건물 규정이 완료되지 않아 건물주들의 '눈가리고 아웅'식의 일시 모면도 강력하게 제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불법주거공간으로 전환된 고스트십의 안전 위반 여부를 소방국이 규제하지 않았다는 비난이 거세지면서 테레사 딜로취-리드 오클랜드 소방국장이 지난 2월 휴가를 떠난 뒤 5월에 은퇴하면서 8개월이나 소방국장 자리가 공석이 된 것도 대책마련이 늦어진 이유중의 하나이다. 후임 소방국장에는 지난 10월 다린 화이트가 임명됐다.

고스트십 화재로 딸을 잃은 데이비드 그레고리는 “1년전 시정부가 많은 약속을 했지만 지금은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고 토로했다.

리비 샤프 오클랜드 시장은 “심각한 안전문제가 드러난 건물을 적절히 폐쇄하는 법을 소방관들에게 교육하고, 경찰이 불법개조 건물주들을 신고하는 새로운 절차를 갖추는 등 시정부가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고스트십 화재 후 결성된 오클랜드 웨어하우스 테넌트연합회의 요나 스타라우스는 “시정부가 관료주의적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맞섰다.

불법개조 건물의 안전성을 높이고 세입자 퇴거를 막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샤프 시장이 도입했으나 건물주들은 시정부의 시정조치가 불명확하고 업그레이드비용이 과다하며 불평하고 있다. 이 시정 권고안은 현재 전문가들이 심사중이나 내년에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11월 9일 시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고스트십 화재 후 5개의 건물에 퇴거명령이 내려졌다. 고스트십 건물에서 10블럭 떨어진 창고건물의 주민 13명도 퇴거됐다. 오클랜드 웨어하우스 테넌트연합회는 앞으로 10여개 건물에 퇴거명령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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