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대흐름 거슬린 학교명 개명”

2017-11-18 (토) 12:00:00 신영주 기자
크게 작게

▶ 버클리 르콩트초등, 남북전쟁 부역자 이름 바꾸기로

▶ 팔로알토 조던중학교도 우생학자 이름 내려

시대흐름을 거슬린 학교 이름이 개명되고 있다.

125년간 시에라클럽(Sierra Club)의 공동설립자이자 저명한 환경보호론자, 지질학자, 의사인 조셉 르콩트(Joseph LeConte, 사진) 이름을 학교명으로 사용해온 버클리 르콩트초등학교는 15일 저녁 버클리교육위원회의 개명안 채택으로 르콩트란 이름을 내리게 됐다.

지난해부터 노예소유주이자 남부연합군에게 군수품을 제공한 르콩트의 전력을 문제 삼은 학부모들이 개명을 주장해왔다.


1892년 르콩트로 학교명을 지정할 때만 해도 르콩트는 UC버클리 교수로 유명 인사였으나 3,356에어커 규모의 농장주로 200명의 노예를 소유하고, 1895년 여성의 역할을 제한해야 하며 투표에 참여시켜서는 안된다는 성차별적 이론을 내세웠던 전력이 문제가 됐다.

도날드 에반스 버클리 교육감은 “인종차별주의자, 성차별적인 신념을 보여준 조셉 르콩트는 다양성을 추구하는 버클리 정신과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학교명 개명은 역사를 지우는 것도, 과거를 덮어버리려는 것(whitewashing)도 아니다. 포괄적이며 누구나 수용하는, 공교육체제로 나아가는 과정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르콩트 이름을 딴 UC 버클리 건물, 폭포, 협곡, 빙하, 산 등의 이름은 다수 있다.

지난해 팔로알토 교육위원회는 우생학(우수 유전자를 보전하고 열등 유전자를 없앤다) 지지자인 데이비드 스타 조던(David Starr Jordan)의 이름을 딴 조던 중학교 등 2개교의 이름을 개명하는 안을 확정지었다.

그러나 스탠포드대 초대총장을 역임하고 장기간 시에라클럽 디렉터로 활동했던 조던의 이름을 딴 여러개 학교, 호수, 연구소 등의 이름이 있을 정도로 그의 영향력은 거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살리나스 티부시코 바스케즈 초등학교도 지난해 1월 전쟁에서 잔혹함을 보인 그의 이름을 버리고 이탈리아 산 이름을 딴 몬테벨라로 학교명을 개명한 바 있다.

<신영주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